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서 생리대 고가 질책
업계 "가격 조정 논의된 바 없어" "정책 방향 지켜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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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책 자료집을 들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생리대 무상 공급 방안을 언급하며 생리대 가격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필수 위생용품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대비 높은 가격과 과점 구조가 지속되자 정부 개입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생리대 업체는 "아직 검토된 사항은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열린 제2회 국무회의에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필요한 최저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서 무상공급하는 걸 한 번 연구해 볼 생각"이라며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 제품이 40% 가까이 비싼 게 사실인가 본데, 싼 것도 만들어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생리대 업계의 '고급화 전략'에 대해선 "고급이라는 이유로 바가지 씌우는 거 그만하시고 가격 낮은 표준 생리대도 살 기회를 줘야 한다"며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게 없는 것 같고 이런 식으로 하면 국가가 개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성평등가족부 업무보고에서도 우리나라의 비싼 생리대 가격 구조를 언급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산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39% 비싸다고 한다"며 가격 구조 전반에 대한 점검을 주문한 바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한킴벌리, LG유니참, 깨끗한나라 등 국내 주요 생리대 제조사 3곳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국내 생리대 시장은 상위 3개 업체가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이 제한적인 가운데 가격이 높게 측정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생리대는 여성에게 사실상 대체재가 없는 필수 위생 용품이다. 가격이 인상되더라도 소비자가 사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제품으로 쉽게 이동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업계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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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일 열린 제2회 국무회의에서 높은 생리대 가격을 지적하며 "무상공급하는 걸 연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더팩트DB |
실제 가격 상승 폭도 적지 않다. LG유니참은 '바디피트' 등 생리대 16종의 가격을 지난 2022년 최대 12% 인상했으며 유한킴벌리는 지난 2023년 편의점 채널에서 '좋은느낌'과 '화이트' 등 20여종의 제품 판매 가격을 5~8% 인상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좋은느낌'과 '화이트' 평균 가격은 3년 사이 2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지난 2017년 생리대 유해 성분 파동 이후 유기농·친환경·한방 콘셉트 등 프리미엄 제품 출시가 늘면서 시장 전체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정위는 특히 유기농 소재나 특수 원료를 사용했다고 홍보한 제품들이 실제로 해당 원재료를 사용했는지 가격 대비 합리성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생리대 업체들은 대통령 발언과 공정위 조사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관심 갖는 사안인 만큼 업계에서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가격이나 향후 조정 여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가격 조정에 대해 아직 논의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 역시 "정부 정책 방향을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며 "공정위 조사는 지난달 절차에 따라 성실히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해외 대비 가격이 과도하게 높다는 주장에 대해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가격은 유통 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어 단정적으로 (우리나라 제품이 더 비싸다고)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