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석·신유열·최윤정, 발표·수주·전략으로 역할 분화
글로벌 투자자 앞에서 실력 검증하며 세대교체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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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업계 오너 2·3세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며 '경영 능력 검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JPMHC에서 발표 중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셀트리온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를 계기로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오너 2·3세 경영진이 전면에 나서며 '경영 능력 검증'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후계 구도가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 직접 전략을 설명하고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4회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는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 등 주요 바이오 기업 오너 2·3세가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발표자, 협상 주체, 전략 책임자로서 각자 역할을 분명히 하며 현장을 주도했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장남 서진석 대표의 메인 트랙 단독 발표다. 서 대표는 국내 기업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소수만 오를 수 있는 메인 무대에서 통합 법인 출범 이후의 비전과 글로벌 직판 전략,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등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 로드맵을 직접 제시했다. 과거 부친과 함께 무대에 섰던 것과 달리, 올해는 발표와 질의응답을 모두 소화하며 책임 경영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다는 평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실무형 경영자' 면모를 강조했다. 발표보다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1대1 미팅에 집중하며 수주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일본 라쿠텐메디칼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성사시켰다. 미국 시러큐스 캠퍼스와 송도 캠퍼스를 축으로 한 이원화 생산 전략을 앞세워 단기간 내 가시적 성과를 낸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은 차세대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전략가' 역할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방사성의약품(RPT)과 영상진단 등 신규 모달리티를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논의를 주도하며, 신약 판매 기업을 넘어 플랫폼 확장 전략을 강조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파이프라인 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춘 행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JPMHC를 기점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세대교체가 상징적 단계를 넘어 실질적 검증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기술 이해를 바탕으로 글로벌 투자자와 직접 소통하고, 계약과 임상 전략으로 성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제 '누가 회사를 이끌 것인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본다"며 "이번 행사에서 국내 바이오기업 오너 2·3세는 승계 주체가 아니라, 실제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경영자로 평가받는 출발선에 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상 성과, 수주 확대,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최종 평가 기준이 되겠지만, 최소한 글로벌 무대에서 경영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