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의 월미도에서] 돌돌 말린 태양전지 '인하로샛', 우주 발전소 만든다
  • 김형수 기자
  • 입력: 2026.01.20 09:58 / 수정: 2026.01.20 13:32
조명우 총장 "1960년 인하대 자체 개발 로켓 발사"
누리호 제작 참여 기업·대학에 R&D 지속 지원 필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여수=박헌우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지난해 11월 27일 새벽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여수=박헌우 기자

우주는 인간이 상상하기조차 힘든 광활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달과 화성을 비롯한 우주 공간에 대한 인류의 탐사 도전은 계속된다. 우주는 인류의 존재를 확인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첨단 과학기술 역량이 집적되는 분야이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유진 서넌 선장과 해리슨 슈미트가 달에 마지막 발자국을 남긴 후 반세기 만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다시 달 탐사 궤도에 우주비행사를 보낸다. 내달 초 발사 예정인 '아르테미스II'의 로켓과 우주선이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로 옮겨졌다는 소식이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인간의 새로운 문명과 미래의 역사를 향한 '스타 게이트'를 구축할 것인가.

오래 전부터 해와 달, 별은 '저 너머'를 향한 인간의 욕망과 신비를 품은 다양한 장르로 표현돼 왔다. 과거와의 로맨스 '별에서 온 그대', 미지의 행성에서 겪는 가족의 이야기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미래의 우리 모습일지도 모른다. 화성에서의 생존과 귀환을 그린 '마션'은 현실이 될까?

올해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IPO(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며 우주항공 관련주가 급등했다. 발사로켓 1단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실현해 천문학적 발사비용을 낮춘 창업 CEO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화성으로'를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27일 우리나라는 누리호 4차 발사에 성공하면서 민간 주도의 우주 시대에 한 발 더 접근했다. 특히 부탑재 큐브위성 12개 중 4개가 대학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현재 우주 궤도상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서울대, 인하대, KAIST, 세종대의 산·학 R&D의 성과이다. 이미 인하대는 1960년 인하공과대학 시절 우리나라 처음으로 로켓 발사에 성공한 대학이다.

인하대는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와 대학 발전 기여자를 초청한 신년감사회를 지난 14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했다. 이날 조명우 총장은 '인하의 발자취-로켓 발사'를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조 총장은 강연 서두에 2016년 4월 22일 KBS 뉴스광장에서 보도한 내용, 1964년 12월 19일 대한뉴스 제155호 '금주의 화제' 등을 인용했다. 또 1964년 대학 신입생으로 로켓 발사에 참가한 최상혁 NASA 랭글리연구소 연구원의 히스토리와 최근 누리호 4차 발사에 실린 '인하로샛(INHA RoSAT)' 큐브위성의 의미를 설명해 참가 동문들의 자긍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왼쪽) 누리호 4차 발사체의 큐브위성 탑재부에 각 대학의 배지 로고가 새겨져 있다. /조명우. (오른쪽) 인하대 송도 항공우주융합캠퍼스에 설치된 인하로샛 기지국에서 연구원이 교신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인하대
(사진 왼쪽) 누리호 4차 발사체의 큐브위성 탑재부에 각 대학의 배지 로고가 새겨져 있다. /조명우. (오른쪽) 인하대 송도 항공우주융합캠퍼스에 설치된 인하로샛 기지국에서 연구원이 교신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인하대

1959년 발행된 미국 로켓 전문저널의 '전 세계 로켓 발사 사이트'에 소개된 미사일과 로켓 시험발사장 표시 24곳 중에 '인천' 지명도 있다. 1950년대 말 2차례에 걸쳐 이승만 대통령과 유엔사령관 등 2만여 명의 인파가 송도 앞바다(옛 송도유원지와 연결되는 아암도)에 운집한 가운데 로켓 발사를 시도했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과 국민적 자긍심 고취를 위해 로켓 발사를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지지만 4·19와 5·16 등 정치적 격동 속에 정부 주도 로켓 개발의 꿈은 사그라들었다. 이후 인하공대 병기공학과를 중심으로 민간의 연구개발이 이어졌다.

조 총장은 "1960년 11월 19일 인하대가 자체 개발한 'IITO-1A'가 발사된 후 1964년 12월 19일 쏘아올린 3단 고체 로켓 'IITA-7CR'의 모형은 캠퍼스 본관 정원에 전시돼 파이오니어의 꿈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1964년 로켓 발사 당시 인하공대 기계공학과 1학년이었던 최상혁 미국 NASA 랭글리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지프차를 타고 1단 로켓을 무릎에 올려놓고 소래포구 발사장까지 옮겼다고 한다. 최 박사는 대학 3학년 때 로켓 추진체를 제작하다 폭발사고로 오른 손을 잃는 아픔을 겪었지만 미국 오리건주립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0년 NASA에 입사해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업적을 남겼다.

조 총장은 "누리호 4차 발사에 실린 인하로샛이 송도 항공우주융합캠퍼스 기지국과 정상적인 교신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세계 최초로 유연한 구조의 초경량 태양전지를 롤러블(Rollable) 구조로 탑재한 후 우주에서 펼치는 기술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돌돌 말린 유연한 줄자처럼 태양전지가 우주에서 더 넓은 면적을 펼쳐 미래 우주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주항공산업은 민간 항공기 제조를 비롯한 국방 무기 개발, 위성 개발 등을 포괄하는 종합 첨단 과학 분야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로켓 발사 도시 인천에서 관·학·산·연 컨소시엄으로 출범한 송도 항공우주산학융합원은 다음 달 인천시,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과 공동 운영할 인천국방벤처센터 사업에도 참여한다.

누리호 제작에 참여한 수백 개의 기업과 대학에 대한 R&D 지원은 필요충분조건이다. 항공우주 영역이 국가전략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수 인재 육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렸다. 지구는 한정된 자원을 가진 유한한 존재이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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