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항공에 '정시성·안정성' 방점
50석 규제 풀리자 가능해진 72석 운용
울릉공항 개항 이후 기재 확대…사업성은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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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업계에 따르면 섬에어는 최근 서울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에서 1호기 도입식을 열었다. /섬에어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으로 국내 항공 시장이 대형화·집중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정부의 규제 완화를 발판 삼은 신생 항공사 섬에어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라는 새로운 실험에 나섰다. 대형 항공사가 외면해 온 내륙·도서 소형 공항을 잇는 틈새 시장을 겨냥해 첫 항공기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운항 준비에 들어갔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섬에어는 최근 서울 김포 비즈니스 항공센터에서 1호기 도입식을 열었다. 2022년 11월 설립된 신생 소형 항공사 섬에어가 첫 항공기를 공식 공개하며 본격적인 운항 준비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섬에어는 중단거리 국제선이나 간선 국내선이 아닌 내륙과 도서 지역을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를 핵심 사업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섬에어가 1호기로 도입한 기종은 프랑스 ATR이 생산한 ATR 72-600 터보프롭 항공기다. 과거 지역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중고 기체를 도입해 온 것과 달리 섬에어는 설립 초기부터 신조기를 선택했다. 지역 항공사로서 안정적인 정시 운항과 예측 가능한 스케줄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최용덕 섬에어 대표는 "신조기를 도입하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며 "민간 서비스의 범주를 넘어 지역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시성과 안정성, 그리고 예측 가능한 운항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TR 72-600은 섬에어가 겨냥하는 시장 환경에 적합한 기종으로 평가된다. 2028년 개항 예정인 울릉공항의 활주로 길이는 1200m에 불과해 보잉 737이나 에어버스 A320 등 제트 여객기의 취항은 사실상 어렵다. 소형 제트기 역시 충분한 안전 마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ATR 72-600은 동일한 활주로 조건에서도 72석 만석 운항이 가능하다는 점이 다수의 운용 사례를 통해 검증돼 왔다.
섬에어는 해당 기종에 최신 글래스 칵핏을 적용하고, 해무와 측풍이 잦은 울릉도 환경에서도 정밀 접근이 가능한 RNP AR 항법 장비 운용 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객실 좌석 간격은 29인치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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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에어 최용덕 대표가 객실승무원에게 설명을 듣고있다. /섬에어 |
섬에어는 소형 항공운송사업 제도 개편을 적용받은 첫 사례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 소형 항공운송사업 등록 기준을 기존 50석에서 80석으로 완화했다. 이에 따라 좌석 수 제한으로 항공기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던 구조적 제약이 일부 해소됐고, 섬에어는 ATR 72-600의 72석을 전석 운용할 수 있는 면허를 취득했다. 이를 통해 좌석당 비용(CASK)을 낮출 수 있는 운영 구조를 확보했다.
정부는 메가 캐리어 육성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방 소멸 대응과 국토 균형 발전 차원에서 울릉·흑산·백령공항 등 도서 지역 소형 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대형 항공사가 효율성 문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구간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가 정책적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섬에어는 지역 항공이라는 보완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운항 계획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섬에어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김포-사천·울산·포항경주 등 내륙 틈새 노선에 먼저 취항하고 울릉공항 개항 이후 김포-울릉이나 포항-울릉 등 도서 특화 노선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KTX가 닿지 않는 동서축 노선이나 산업 수요가 있는 특수 노선을 중심으로 대형 항공사가 외면해 온 구간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울릉공항 개항 이후에는 수요 증가에 맞춰 기재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업 계획상 울릉공항 개항 이후 울릉 노선에는 약 9대의 항공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흑산도 역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울릉공항 개항 첫 해 방문객 수를 80만명, 연간 기준으로는 100만명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수용하기 위해 항공기 8대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섬에어는 이러한 수요 전망에 맞춰 중장기 항공기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첫 취항 시점부터 울릉공항 개항 전까지 이어질 2년 안팎의 공백 기간 동안 섬에어는 내륙 노선만으로 신조기 리스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해야 한다. 김포-울산·포항 노선은 KTX와 경쟁해야 하고, 사천 노선 역시 기존 항공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유가·환율·금리 변동에 민감한 항공 산업 특성상 최근의 환율 불안과 유가 변동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프로펠러 항공기에 대한 소비자 인식, 울릉도의 잦은 기상 악화로 인한 결항 가능성, ATR 기종 자격을 갖춘 조종사와 운항 인력 수급 문제 역시 섬에어가 동시에 관리해야 할 리스크로 지적된다.
섬에어 관계자는 "현재 공사 중인 울릉공항은 계기비행을 고려한 시설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며 "울릉도는 계기비행이 가능한 공항으로 계기 접근 운항을 통해 기상 악화 시에도 결항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