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 300억 넘어…고비용 구조·경영권 분쟁이 발목
유암코 구조조정·태광 투자 시너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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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영권 분쟁과 누적된 수익성 악화로 위기에 몰린 동성제약이 태광산업에 인수됐다. 사진은 동성제약 사옥. /더팩트 DB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지사제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온 중견 제약사 동성제약이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경영 정상화와 적자 탈출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10년 가까이 누적된 수익성 악화와 경영권 분쟁의 후유증을 단기간에 털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성제약을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동성제약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과 유동성 악화로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으나, 이번 인수합병(M&A)을 계기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게 됐다.
이번 거래는 회생절차 하에서 공개매각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암코는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태광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했고, 총 인수대금은 1400억원, 별도의 경영 정상화 자금 200억원이 투입된다. 자금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회사채 발행을 병행하는 구조다.
관건은 고착화된 적자 구조를 끊어낼 수 있느냐다. 동성제약은 2013년 이후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흑자와 적자를 오갔으나 2018년부터는 적자가 구조적으로 고착됐다. 2018년 영업손실 18억원을 시작으로 수년간 적자가 이어졌고 2023년 일시적으로 소폭 흑자를 냈으나 2024년 다시 6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기조로 돌아섰다. 2013년 이후 누적 영업손실은 3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적자의 배경으로는 매출 정체 속 고비용 구조가 지목된다. 동성제약의 연 매출은 최근 7년간 800억~9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판매관리비는 매출총이익을 웃도는 수준을 지속해왔다. 최근 수년간 판관비율은 100%를 넘나들며 중견 제약사 평균(40~70%)을 크게 상회했다. 여기에 원가율도 업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압박했다.
차입에 의존한 재무 구조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기준 차입금은 400억원을 넘었고,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는 최근 10년 중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지면서 재무 부담이 누적됐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R&D) 투자 여력도 위축돼 최근 7년간 R&D 비중은 4% 수준에 그쳤다.
경영권 분쟁 역시 회사 정상화를 가로막은 요인으로 꼽힌다. 창업주 고(故) 이선균 회장의 아들인 이양구 전 회장과 조카인 나원균 전 대표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이 전 회장이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면서 분쟁이 표면화됐고, 이후 주주총회 표 대결과 이사회 구성 갈등, 신주 발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공시 불확실성과 유동성 위기가 겹치며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기업회생절차에까지 이르게 됐다.
새 주주 체제에서는 비용 효율화와 사업 재편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태광산업은 동성제약의 일반의약품(OTC)과 헤어케어 중심 사업 구조에 그룹 차원의 브랜드 운영 역량과 유통 채널을 접목해 매출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유암코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을 병행할 계획이다.
R&D 투자 재개 여부도 주목된다. 동성제약은 항암 신약 '포노젠'을 개발 중이며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다. 다만 재무 부담으로 연구개발(R&D) 투자가 위축돼 왔다는 점에서, 인수 이후 안정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개발 속도와 기술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오랜 기간 누적된 비용 구조와 브랜드 경쟁력 회복, 연구개발 성과 가시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 리스크 해소와 경영권 안정화는 출발선에 불과하다"며 "고비용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하고, 본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느냐가 동성제약 회생의 관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태광산업의 투자와 유암코의 구조조정 역량이 맞물려 본업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동성제약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