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문채원, 첫 등장 만에 납득시킨 '첫사랑 이미지'
  • 김샛별 기자
  • 입력: 2026.01.13 10:00 / 수정: 2026.01.13 10:00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하트맨'으로 2026년 브라운관 포문
권상우의 '영원한 첫사랑' 역할…"첫 등장 부담돼"
배우 문채원이 <더팩트>와 만나 2026년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하트맨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문채원이 <더팩트>와 만나 2026년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하트맨'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대중이 기억하는 배우 문채원은 늘 심지가 굳고, 단아하며, 때로는 서늘할 정도로 정직한 얼굴이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엔 오랜만에 조금 가벼운 옷을 입고 스크린에 돌아왔다. 특히 이번 작품을 통해 누군가의 '영원한 첫사랑'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문채원이다.

문채원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영화 '하트맨'(감독 최원섭) 개봉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승민(권상우 분)의 첫사랑 보나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하트맨'은 돌아온 남자 승민이 다시 만난 첫사랑 보나(문채원 분)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를 그린다.

이날 문채원은 오랜만에 영화를 선보이는 설렘과 결과에 대한 책임감이 교차하는 얼굴이었다. 촬영 이후 꽤 긴 시간이 흐른 뒤 작품이 공개된다는 점에서 기대와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공존했기 때문이다. 그는 "과정이 참 좋았기 때문에 결과까지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그래서 그런지 마냥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물론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다만 스스로를 향한 평가는 조심스러웠다. 문채원은 "함께 만든 영화라 자꾸 객관적인 시각을 잃고 긍정적으로 보게 된다"며 "관객들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번 작품에서 문채원은 기존 이미지와 결이 다른 캐릭터를 만났다. 그는 "재미있기도 했지만 과제로 느껴진 지점도 있었다"며 "큰 스크린에서는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티가 나지 않겠나.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돌아봤다. 다행히 현장은 유쾌했고 그 자연스러움이 연기를 밀어줬다. 특히 '첫사랑'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묘한 아쉬움과 설렘이 그를 움직였다.

"사실 마음 한구석에 첫사랑 캐릭터를 한 번쯤은 꼭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나 봐요. 제안이 왔을 때 일단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이전에 아쉽게 놓친 작품이 잘 되는 걸 보며 가졌던 미련이 이번 보나를 만나며 해소된 기분이에요."

배우 문채원이 하트맨 속 보나의 첫 등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부담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첫사랑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문채원이 '하트맨' 속 보나의 첫 등장면을 소화하기 위해 부담이 많았다고 밝혔다. 또한 첫사랑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하지만 극 중 보나의 첫 등장 장면은 그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오직 분위기만으로 '첫사랑'임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채원은 "단순히 예쁜 척을 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었다"며 "대사 있는 장면보다 훨씬 많은 테이크를 가며 공을 들였다"고 회상했다.

개인적으로도 보나의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주변 남성들에게 '첫사랑의 이미지'를 수소문하는 열의를 보였다. "압도적으로 긴 생머리였다"는 피드백에 따라 '악의 꽃' 때부터 애지중지 길러온 머리카락을 더 길게 유지했고, 스크린 속 부기를 빼기 위해 식단 조절과 필라테스에 매진했다.

"다리가 예쁘게 보이게 해달라고 직접 주문도 했어요(웃음). 100점 만점에 92점을 주고 싶은데, 모자란 8점은 의상에 대한 아쉬움이에요. 남성들이 기억하는 첫사랑은 조금 더 보수적이고 차분한 느낌인데, 보나는 노출도 있고 화려했거든요. 예를 들어 첫 장면의 흰 티에 청바지 조합이죠. 개인적으로 의견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실제 문채원은 보나처럼 적극적으로 상대를 유혹하거나 '플러팅'을 하는 체질은 아니라고 고백했다. 그래서인지 지하 세계 클럽 장면에서 춤을 추는 신은 그에게 가장 큰 고역이었다. "몸치는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최선을 다해 만들긴 했는데 나 역시 극장에서 보며 안절부절못하겠더라"며 손사래를 치는 모습에서 인간적인 면모가 묻어났다.

배우 문채원이 <더팩트>와 만나 2026년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하트맨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문채원이 <더팩트>와 만나 2026년 첫 로맨틱 코미디 영화 '하트맨' 개봉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극 중 보나는 '노 키즈'를 외치는 아이들을 부담스러워 하는 태도를 지닌 인물이다. 다만 작품에서는 보나가 왜 아이들을 멀리하게 됐는지 자세한 서사는 나오지 않는다. 이에 문채원은 과거 서사를 직접적으로 덧붙이기보다는 최원섭 감독이 의도적으로 여백을 남긴 것이라고 해석했단다. 그는 "과거 장면이 나오는 게 오히려 구질구질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며 "관객이 복선을 통해 인물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권상우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특히 문채원은 앞서 권상우를 '생애 처음으로 좋아했던 연예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학생 시절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보며 팬심을 키웠고, 영화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에 푹 빠졌던 소녀가 이제는 그의 파트너로 나란히 선 셈이다.

"선배님께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행복해하시더라고요. 선배님 본인도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라고 하셨죠. '말죽거리 잔혹사'보다도 그런 진한 멜로를 한 번 더 찍고 싶어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작품 속 권상우의 내향적이고 청순한 이미지를 기억했던 문채원에게 현장에서 만난 '진짜 권상우'는 반전 그 자체였다. "얼굴선은 청순한데 성격은 박력 있고 남성미 넘치는 에너지가 가득하시다"며 "성격과 외모의 밸런스가 정말 매력적인 분"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배우 문채원이 하트맨을 통해 호흡을 맞춘 권상우와의 케미를 전했다. 특히 권상우를 생애 첫 좋아했던 남자 연예인으로 꼽은 만큼 팬심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문채원이 '하트맨'을 통해 호흡을 맞춘 권상우와의 케미를 전했다. 특히 권상우를 생애 첫 좋아했던 남자 연예인으로 꼽은 만큼 팬심을 드러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최근 'SNL 코리아' 출연 등 파격적인 행보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4~5년 전이라면 고민만 하다 못 나갔을 것"이라며 "이제는 일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안다. 내가 즐거워야 대중에게도 그 에너지가 전달되지 않겠나"라는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문채원은 자신을 향한 '올곧고 정직한' 이미지를 감사하게 여기면서도, 그 너머를 갈망하고 있었다. 일상적인 대사,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는 가족 코미디나 로코에 대한 갈증이다.

"저를 생각했을 때 대중적인 이미지가 하나로 고착됐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조금 더 '라이트'한 이미지도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게 저에겐 가장 큰 성공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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