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입주 물량 대부분 정비사업인데
'재건축 대못' 재초환 불확실성 여전
조합원 "실거주자만 잡고 공급만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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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1만6412가구로 전년(3만1856가구) 대비 48%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87%(1만4257가구)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완료된 사업장이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며 입주 절벽이 현실화한 가운데 물량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장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비사업 중심으로 진행되는 서울 주택공급의 속도를 높일 핵심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재건축 대못'으로 꼽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을 놓고 정책이 오락가락하면서 재건축 조합에 혼란을 주고 있다.
2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총 1만6412가구로 전년(3만1856가구) 대비 48% 줄어들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87%(1만4257가구)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완료된 사업장이다. 그만큼 서울에서는 정비사업 중심의 주택공급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정비사업장 상당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재초환은 안전진단,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재건축 3대 대못'으로 꼽힌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처음 시행 당시 초과이익 기준이 3000만원이었지만 윤석열 정부인 2024년 3월 8000만원으로 완화됐다.
재건축 사업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실제 일부 조합에서는 수억 원대 부담금이 예상돼 사업 추진이 정체된 사례도 생겨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재초환 부담금이 예상되는 전국 단지는 58곳으로 1인당 평균 부담금은 약 1억328만원이다. 서울이 29곳(1억4741만원)으로 가장 많다.
공사비 급등에 따른 조합원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여당인 국민의힘은 2024년 6월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재초환 폐지법을 발의했다. 야당은 재초환 폐지를 반대하며 맞섰고 탄핵정국 이후 새 정부 출범에도 법안은 표류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재초환 폐지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해오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전방위적인 규제가 가해지면서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재초환 완화·폐지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불과 며칠 만에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남권 등 상위계층에 특혜로 작용할 수 있단 비판이 제기되자 신중 분위기로 돌아선 것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해 10월 "(재초환은) 국회의 법령 개정사항이어서 국회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서울의 재건축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재초환 반대 목소리가 높다. 대치동의 한 재건축 단지 조합원은 "공원 조성, 도로 확충 등 지역 공공시설을 자비로 부담하는데 국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이익 환수 명목으로 다시 과세하는 꼴"이라며 "사업비 증가, 인허가 지연 등 현실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수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집값 오른 게 왜 원주민 잘못이냐"며 "정부 정책 실패로 오른 걸 왜 세금으로 또 내야 하냐"고 꼬집었다.
잠실의 또 다른 조합원은 "억대 부담금 맞으면 살던 사람도 쫓겨난다. 새 아파트 구경도 못 하고 팔거나 빚더미 앉는 게 현실"이라며 "투기 잡는다고 만든 법이 실거주자만 잡고 공급만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선 기존 주택가격이 상승해야 재건축이 활성화될 수 있어 재건축을 억제하는 재초환 폐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주택공급은 재건축이 가장 확실하다"며 "최근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담금 이슈로 조합원 간 갈등이 큰 상황에서 재초환 폐지 논의가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재산세, 양도소득세 등과 과세 대상이 중복되고 부담금 납부 후 가격 하락시 구제 방안도 없다"며 "구체적 산정 방식과 관련한 분쟁과 원주민이 정작 입주하지 못하는 문제도 생겨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도시정비실장은 "재초환법 등에는 '조합원별 순이익'의 구체적 정의가 부재하고 구체적 산술식도 미비해 조합원이 알아서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설계기준 강화, 공사비 급등 등으로 부담금이 증가한 상황에서 재초환까지 부과되면 사실상 추진 불가능한 곳이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