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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조사·보상쿠폰…쿠팡의 '마이 웨이'가 불러온 역효과
입력: 2026.01.02 10:50 / 수정: 2026.01.02 10:50

정부부처·기관 12곳, 전방위 동시 조사 착수
정보유출·산재은폐·역외탈세 등
"쿠팡, 여론 호도 말고 조사 성실히 임해야"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2025년 12월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에서 337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2025년 12월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정부부처·기관 12곳이 쿠팡을 상대로 전방위 동시 조사에 착수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를 넘어 노동권·공정거래 등 중대한 불법이 없는지 쿠팡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도다. 이를 두고 쿠팡이 정부와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발표한 이른바 '셀프조사' 결과와 보상안 등의 '마이 웨이' 행보가 정부만 자극하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경찰청·고용노동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쿠팡사태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 속한 12개 부처·기관은 ‘국회 쿠팡 연석 청문회 후속조치’ 계획을 청문회 직후 발표했다. 지난달 30~31일 국회에서 진행된 연석 청문회 과정에서 거론된 개인정보 유출과 노동자 과로사 문제, 불공정 거래 의혹, 역외 탈세 가능성 등을 범정부TF 차원에서 조사와 수사를 본격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 쿠팡 자료보전 명령 위반…정부, 경찰 수사 의뢰

정부 대응 계획은 크게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철저 조사 △이용자 보호 △노동·안전과 물류 △시장질서·내부거래 등 4가지로 나뉜다. 정부는 먼저 침해사고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철저한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과기정통부와 경찰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긴밀한 협력을 통해 3300만건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을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더불어 민관합동조사단이 확인한 정보통신망법상 자료 보전 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경찰에 즉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청문회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침해사고 신고 접수 이후 자료 보전 명령을 내렸지만, 5개월 분량의 홈페이지 접속 로그가 삭제되독 방치한 것을 확인했다"며 "법 위반 사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두 번째로 이용자 보호 조치가 병행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 도용 여부와 소비자의 재산상 손해 발생 가능성, 쿠팡의 피해회복 조치 등을 검토한다. 공정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복잡한 탈퇴 절차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행위가 전자상거래법이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조사해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 조치할 방침이다.

쿠팡 사태 범정부 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쿠팡 사태 범정부 TF 팀장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산재 은폐 의혹과 역외 탈세도 살펴

세 번째로 노동·안전 분야 조사가 강화된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에 대해 신속히 수사하고 야간 노동과 건강권 보호 조치 실태를 집중 점검한다. 업무상 질병 산재 신청도 신속 처리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을지로위원회와 쿠팡 종사자 보호를 위해 ‘사회적 합의’ 이행 등에 대한 합의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쿠팡과 물류 자회사들의 근로 여건, 안전 관리 조치 등을 점검해 위법 사항 발견 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끝으로 시장 질서와 내부 거래 문제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쿠팡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납품 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법 위반 행위를 집중 조사한다.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검토한다. 최근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에 150여명 요원을 투입해 조사에 착수한 국세청은 쿠팡과 김 의장 관련 세금 탈루 의혹과 내부거래의 적정성 여부 등을 검증한다. 청문회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은 "한국 쿠팡이 적자 속에서도 미국 본사에 각종 자문료 등을 과도하게 보내면서 세금을 탈루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법무부는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한 증거 수집을 위해 중국에 형사사법 공조 등 이행을 요청하는 한편 주요 관계자들의 체류 자격 변동 내역과 출입국 기록, 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 배경훈 "쿠팡 사태, 끝까지 철저히 대응"

이 같은 정부의 전방위적 초강수 대응이 나온 데에는 쿠팡이 자초했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쿠팡은 연석 청문회 직전 정부와 협의 없이 개인정보 유출범위가 3000건이라고 발표해 '셀프조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또 청문회 전날엔 33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의 보상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1만원에 불과해 '꼼수'라는 비판도 받았다.

이 같은 쿠팡의 '마이 웨이' 태도에 대해 배 부총리는 "쿠팡은 계속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하는데 쿠팡이 해야 할 일은 성실하게 정부 조사에 응하고 산적한 이슈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성실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범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단 하나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끝까지 철저히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노동자의 생명,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악화한 여론을 반전시키는 동시에 주가를 방어하려 한 의도로 보인다"면서 "기대한 효과는 얻지 못하고 정부만 자극하는 더 나쁜 결과를 낳았다"고 평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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