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항암·면역·퇴행성 질환 등…후기 임상·허가·기술이전 분기점
한미·리가켐·코오롱·디앤디 등 결과 따라 산업 판도 갈릴 듯
![]() |
| 2026년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분기점이다. 기술수출과 플랫폼 가치로 주목받아 온 주요 신약 후보들이 구체적인 결과로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해 제14회 국제의약품·바이오산업전에 전시된 제품. / 뉴시스 |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2026년은 '기대'를 넘어선 '성적표'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간 기술수출과 플랫폼 가치로 주목받아 온 주요 신약 후보들이 허가, 후기 임상 데이터, 기술이전 성과라는 구체적인 결과로 평가받는 분기점이다. 비만·대사질환부터 항암, 면역질환, 퇴행성 질환까지 주요 영역에서 국내 기업들의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한미약품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6년 가장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다.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 투약 시 평균 9.75%, 최대 30%의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1차 평가지표를 모두 충족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며,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대상으로 지정돼 있다. 한미약품은 2026년 하반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가 형성한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위장관 부작용, 가격 경쟁력, 안정적 공급망을 내세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출시된다면 '국산 1호' 타이틀을 넘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지 주목된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강자인 리가켐바이오에 2026년은 플랫폼 기업에서 상업화 기업으로 전환하는 해다. 항HER2 ADC LCB14는 중국에서 유방암 2차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하반기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리가켐바이오의 첫 로열티 기반 매출원이 된다. 또 다른 핵심 파이프라인 LCB84는 얀센에 기술이전된 TROP2 ADC로 글로벌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2026년 투약 종료 및 초기 데이터 공개가 예상되며, 옵션 행사 여부에 따라 대규모 마일스톤 수령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러 ADC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가 집중되는 2026년은 콘쥬올(ConjuALL) 플랫폼이 실제 임상에서 통하는 기술인지 평가받는 시점이다.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TG-C는 2026년 7월 미국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TG-C는 통증 완화에 그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질병 진행을 억제·개선하는 DMOAD 후보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고전해온 영역인 만큼, 임상 3상 성공 여부는 코오롱티슈진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다. 주평가지표인 WOMAC 통증 점수와 VAS 변화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경우 FDA 허가와 함께 글로벌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릴 전망이다. 다만 구조적 개선(mJSW)까지 입증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이에 따라 2026년은 TG-C가 부활할지, 제한적 성공에 그칠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디앤디파마텍의 DD01은 GLP-1·글루카곤 이중작용 기전의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치료제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2026년 5월께 48주 투약을 포함한 톱라인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앞서 공개된 12주 중간 데이터에서 빠른 지방간 감소와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MASH는 아직 승인 치료제가 제한적인 영역으로, 임상 2상에서 조직학적 개선 신호를 확보할 경우 대규모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DD01이 단순 후보물질을 넘어 글로벌 자산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동제약의 경구용 GLP-1 비만 치료제 ID110521156은 임상 1상에서 최대 13.8%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간독성 우려를 해소하며 주목받았다. 경구용 위고비가 FDA 승인을 받으면서, 2026년은 먹는 비만약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일동제약은 글로벌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임상 비용 부담을 고려해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구 GLP-1에서 핵심 리스크로 꼽히는 간 안전성을 초기에 입증했다는 점에서 2026년은 글로벌 파트너십 성사의 가능성을 가늠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에이프릴바이오의 APB-R3는 IL-18을 타깃하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임상 2a상 결과가 2026년 1분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결과는 개별 후보물질을 넘어 SAFA 플랫폼이 인체 임상에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시험대다. 유효성이 확인될 경우 APB-R3는 아토피를 넘어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26년은 에이프릴바이오가 단일 파이프라인 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는 결정적 시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에 따라 국내 신약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한지 판가름 날 것"이라며 "성공한다면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한단계 도약하겠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플랫폼과 기술수출 중심의 성장 전략 전반에 대한 재검증이 불가피해진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