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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냐 속도냐…서울 통합재건축 셈법 '복잡'
입력: 2025.12.31 10:30 / 수정: 2025.12.31 10:30

입지·분담금 등 단지마다 이해관계 달라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해 속도 붙기도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는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황준익 기자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는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황준익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통합재건축 사업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커지는 장점이 있지만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사업이 지연되거나 통합이 틀어지는 일도 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한신서래아파트는 인근의 신반포궁전아파트, 현대동궁아파트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신서래(414가구)는 신반포궁전(108가구), 현대동궁(224가구)과 통합재건축을 진행해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 아파트로 사업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인근의 래미안 원베일리와 메이플자이도 여러 단지를 통합해 고급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한신서래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엔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래미안원베일리 부조합장 출신인 '스타 조합장' 한형기 씨가 맡았다. 하지만 최근 통합재건축에 제동이 걸렸다. 통합 의지가 강한 한신서래와 달리 신반포궁전이 소극적으로 나오는 데다 한신서래에 과도한 요구를 하면서다.

신반포궁전은 지난 8월 한신서래에 통합재건축 사전요구서를 통해 △단지별 제자리 재건축과 독립정산제 원칙 △통합재건축 조합장 신반포궁전 1명 △한신서래 조합 임원과 대의원 수 축소 △기존 용역업체 6개사 승계 등을 요구했다.

한신서래는 이를 다 수용하며 동의서를 징구했다. 그럼에도 신반포궁전은 최근 "공원기부채납은 한신서래가 부담하고 한신서래의 임대주택 최대 40가구가 신반포궁전 땅에 지어지는 것은 안 된다"고 요구했다.

한 한신서래 소유주는 "신반포궁전 측에서는 현대동궁과 통합하려다 뒤늦게 한신서래가 합류해 1000가구가 넘어가다 보니 기부채납이 증가했다고 생각한다"며 "최초 통합요구서 내용을 모두 수용했는데 또 추가 요구를 한다는 건 애초에 통합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광진구 워커힐아파트도 1·2단지 통합재건축에 이견이 나오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1단지 재건축 조합설립추진위원회는 지난 9월 설립 승인을 받았다. 1단지 추진위는 워커힐아파트 14개동 중 11개동(1단지)만 재건축을 추진한다. 반면 워커힐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1단지와 2단지(3개동)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1단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00%)인 반면 2단지는 자연녹지지역으로 묶여 용적률 100%를 적용받는다. 이에 1단지 추진위는 분리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1·2 단지 모두 하나의 단지로써 사업계획승인과 준공을 받았고 부대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어 분리 재건축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광진구가 자연녹지지역 해제 및 1단지와 동일한 2종 일반주거지역 종상향을 위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통합재건축 가능성도 열려 있다. 특히 추진준비위원회에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월 2단지 자연녹지를 2종 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지구단위계획을 마련해 공람키로 했다. 통합재건축시 기존 576가구에서 약 1020가구로 확대되고 단지는 총 9개 동, 20~28층 규모로 조성된다. 용적률은 현행 108%에서 185%로 상향된다.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다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치쌍용1차와 반포미도1차다. 두 단지는 인근 단지와 통합을 추진했으나 틀어지면서 사업 속도 오히려 빨라졌다. /황준익 기자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다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치쌍용1차와 반포미도1차다. 두 단지는 인근 단지와 통합을 추진했으나 틀어지면서 사업 속도 오히려 빨라졌다. /황준익 기자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다 단독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곳도 있다. 대표적으로 대치쌍용1차와 반포미도1차다. 두 단지는 인근 단지와 통합을 추진했으나 틀어지면서 사업 속도는 오히려 빨라졌다.

대치쌍용1차의 경우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제일건설이 참석했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대치쌍용1차는 옆 단지인 대치쌍용2차, 대치우성1차와 함께 '우쌍쌍'으로 불리며 통합 재건축이 논의된 바 있다. 하지만 입지나 사업성에서 두 단지보다 우위인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통합재건축 대신 단독으로 빠르게 추진하자는 조합원 목소리가 컸다. 결국 대치쌍용1차는 빠졌고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는 아직 통합재건축을 위한 조합설립, 시공사 선정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업 속도는 대치쌍용1차가 더 빠르다.

반포미도1차의 경우 옆 단지인 반포미도2차와 통합 재건축이 논의됐지만 입지가 더 좋은 2차에서 반대하며 두 단지 모두 단독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반포미도1차는 지난 9월 조합을 설립, 내년 상반기 안으로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포미도2차는 정비구역 지정을 앞두고 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와 삼부아파트도 통합재건축을 시도했지만 한강 조망에 관한 이견이 조율되지 못해 각각 단독 재건축으로 돌아섰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아파트 단지를 묶어 재건축해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공사비 절감 등의 이점이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통합재건축은 사업 규모 확대로 공사비가 줄어 단독 재건축 대비 사업비를 11% 안팎을 절감할 수 있다. 대규모 단지를 통한 관리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다만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 빈번하고 사업이 실패하는 때도 많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여러 개의 단지가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해 오히려 사업 진행이 더딜 수 있고 단지별로 대지 지분이나 용적률, 입지가 달라 사업 수익성 차이에 따른 주민 갈등도 조율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대단지 이점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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