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의장 불출석·셀프조사 성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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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마친 뒤 최민희 과방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더팩트ㅣ유연석·문화영 기자] 국회가 쿠팡 국정조사를 추진한다. 이틀 일정의 쿠팡 사태 연석 청문회가 첫날도 지나기 전에 내린 결정이다. 김범석 의장이 청문회에 불출석한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또한 경영진에 대해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특히 국가정보원장은 해롤드 로저스 대표를 위증 혐의 고발해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거래, 노동환경 시태 파악과 재발장지 관련 연석 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는 31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정무·국토교통·기후에너지환경노동·기획재정·외교통일위원회 등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했다.
◇ 김범석 왜 안 오나…국정조사 추진
청문회는 질의가 시작되기 전부터 청문회에 불참한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성토부터 터져나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 최고책임자가 나와 국민 앞에 사과한 뒤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해 분명한 약속을 해야 한다"며 "출석을 회피하는 것은 국회와 우리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불손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이미 예정된 해외 일정이 있어 출석하기 어렵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사유가 뭔지에 대한 증빙자료도 붙이지 않았다"며 "쿠팡의 행태는 파렴치한 수준 그 이상"이라고 했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도 함께 언급하면 "두 사람은 반드시 출석해야 하는데 안 하고 있다"며 "가장 법적인 처벌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같은 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국정조사 요구서는 이미 저희가 정리해 원내에 전달해 놓은 상황이다. 절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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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 김범석 보호 급급한 로저스
로저스 쿠팡 대표는 김 의장을 보호하는 데 급급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김 의장의 산재 은폐 지시 의혹에 대해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문서’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에 타격이 되는 보도인데 왜 쿠팡에서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느냐"며 "언론을 상대로 소송할 의향은 없느냐"고 묻자, 로저스 대표는 "(소송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해당 자료는 쿠팡과 소송을 했던 전직 임원이 법원과 언론 등에 제공한 자료다. 김 의장과 전직 임원이 시그널이라는 메신저로 대화한 내용이다.
노 의원은 "그 사람(전직 임원)이 조작해 제출했다는 것이냐. 진위 여부 모르겠다면 당사와 대화한 김범석 의장에게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며 "왜 묻지 않느냐. 김범석은 신이냐. 그 당시 메시지를 보여달라고 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로저스 대표는 "이것(메시지)가 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노 의원은 "그러니까 당신들은 신앙의 영역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김범석이 이랬을리 없다고 믿는 것이지 않느냐. 우리는 규명을 하려는 것"이라며 김 의장 보호에만 급급한 로저스 대표를 비판했다.
◇ 통역 갈등 또다시 반복
통역기 사용을 둘러싸고 의원들과 해롤드 로저스 임시대표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청문회 초반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통역사 통역 과정에서 윤색이 되고 있다며 동시통역기 착용을 요구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청문회에서 '최저금리'(lowest rate)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율’로 통역된 사례를 문제 삼았다. 이에 로저스 대표는 "저는 제 통역사의 대동을 허락받았다. 제 통역사는 유능하다고 생각한다"며 통역사를 통하지 않는 통역은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고 반발했다. 결국 로저스 대표가 동시통역기를 착용한 채 옆에 통역을 두며 청문회가 진행됐다.
그럼에도 통역 문제는 반복됐다.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쿠팡 내부에서 유출자에게 접촉하고 진술받고 조사하라 한 분이 본인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로저스 대표는 "정부기관의 지시"라며 "왜 이 정보를 한국 국민과 공유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 의원이 "그게 아니라 내부에서 본인(로저스)이 지시를 했느냐" 재차 물어도 로저스는 "정부 기관의 지시다. 왜 이 사실을 국민에게 감추고 있느냐"는 말을 반복하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최 위원장은 통역이 마이크를 잡고 직접 들으며 통역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체크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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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 셀프조사 발표 진실공방…국정원, '위증죄' 고발 국회 요청
셀프조사 결과에 대한 진실공방도 이어졌다. 쿠팡 측은 정부기관의 지시로 중국에서 유출 용의자를 만났다고 했다. 로저스 대표는 그 기관이 국정원이며, 직원 정보는 전달하겠다고 했다. 또 로저스 대표는 "왜 한국 정부는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느냐, 왜 감추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쿠팡에 자료 요청 외에 어떠한 지시나 명령, 허가를 한 사실이 없다며 쿠팡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한 "'쿠팡은 유출자와 연락을 원치 않았지만, 국정원이 유출자와 연락 및 접촉을 지시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며, 도리어 '유출자 접촉 관련 문의에, 최종 판단은 쿠팡이 하는 것이 맞다'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에 "쿠팡 대표의 허위 발언이 국가기관의 신뢰를 저하하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 경고한다"며, 로저스 대표를 위증죄로 고발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내일(31일) 청문회가 끝날 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cbb@tf.co.kr, culture@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