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국제공항서 추모식…"진실 밝혀질 때까지"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29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 마련된 분향소에 시민들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다가도 분향소를 보고는 모여들었다.
서울역 3번 출구 인근에 마련된 디지털 분향소에는 '12·29 여객기 참사 1년의 기록'이란 제목으로 참사 관련 사진과 영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시민들의 추모 메시지는 분향소 화면에 바로 나타났다. 아래에는 '기억하라 12·29',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었다' 등 문구도 함께 적혀 있었다.
국화꽃 한 송이가 놓인 선반 위에는 추모 메시지를 수기로 작성할 수 있도록 방명록과 펜도 나란히 구비돼 있었다. '179명 잊지 않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지켜드리지 못 해 죄송하다', '유가족들의 평안을 빕니다' 등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시민 이주형(27) 씨는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분향소가 설치된 걸 알았다"며 분향소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 씨는 "참사를 접했을 때 너무 안타까웠다"며 "진상 규명이 더뎌진다고 해서 (사람들로부터) 잊혀진 것은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병성(59) 씨는 "대한민국에 이런 참사가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국가 전체적으로 통제 시스템을 만들어서 한 명의 희생자도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안전에 대해 각별히 신경 써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40대 강모 씨는 "기억해야 할 참사가 계속 많아지고 있는데 관심이 점차 사그라드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말로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며 "사실 다 비행기를 타지 않냐. 남 일 같지 않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역뿐만 아니라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용산역, 광주송정역, 전남도청, 광주 동구 전일빌딩 등 7곳에서 이날 오후 5시까지 디지털 분향소가 마련된다. 온라인에서도 179명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메시지를 남길 수 있도록 온라인 추모관이 운영되고 있다.
자신을 막내딸이라고 소개한 글에는 "사랑하는 울 엄마 잘 지내? 쳐다보기도 싫던 그날이 어느새 성큼 다가와버렸네. 지난 1년이 어느날은 너무 길었고, 어느날은 어제처럼 생생하기만 했다"며 "엄마가 잘 닦아준 지금 내 모습, 내 가족을 잘 지켜 나가는 게 엄마를 추모하는 길이라는 생각이 조금씩 들어. 조금 더 단단해져 볼게"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그날의 비극을 잊지 않겠다.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기억하고 배우고 바꾸겠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문득 그리움으로 눈물이 난다', '세월 참 야속하다. 너무 보고 싶다', '즐거워야 했을 여행이 비극이 돼 안타깝다', '미안하다' 등 추모 글이 이어졌다.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정부, 국회, 유가족 등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추모식도 열렸다. 추모식은 오전 9시3분께 추모 사이렌이 울리면서 시작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족협의회)는 "유족이 바라는 것은 특별한 대우가 아니다. 은폐 없는 조사, 배제 없는 참여, 예외 없는 책임"이라며 "그리고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국가 최소한의 의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에 대해 책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이 참사의 비극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179분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진실이 끝내 밝혀지고 책임이 반드시 물어질 수 있도록 유가족들은 멈추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 활주로에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LLZ) 콘크리트 둔덕에 정면 충돌, 폭발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6명, 승객 175명 등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숨졌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