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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결산] 말 많고 탈 많았던 '통신사 해킹', 어떤 교훈 남겼나
입력: 2025.12.30 00:00 / 수정: 2025.12.30 00:00

통신 3사 연쇄 보안사고…하반기 실적 '뚝'
2026년 경영 최우선 과제, 신뢰 회복에 방점


2025년 국내 통신업계가 해킹, 개인정보 유출 등 잇따른 보안 사고로 경영진 교체, 수익성·신뢰 하락 등 위기를 겪었다. /더팩트 DB
2025년 국내 통신업계가 해킹, 개인정보 유출 등 잇따른 보안 사고로 경영진 교체, 수익성·신뢰 하락 등 위기를 겪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2025년 국내 통신업계는 사상 초유의 보안 위기를 겪으며 혹독한 한 해를 보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연이어 해킹 사태에 휘말리며 '디지털 신뢰'가 흔들렸다는 평가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실적 악화와 CEO 교체라는 경영 리스크로 직결됐고, 야심 차게 추진하던 인공지능(AI) 전환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2025년 보안 대란의 신호탄이었다. 공격자가 홈가입자서버(HSS)에 침입해 약 2324만건에 달하는 정보를 탈취했다. 해커가 악용한 취약점은 이미 수년 전 보안 패치가 배포된 항목이었고 내부망 접근 통제도 허술했다는 점이 드러나며 비판이 거세졌다.

사고 여파로 SK텔레콤은 창사 이래 첫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위약금 면제와 요금 감면 등 5000억원 규모의 보상 비용과 보안 강화 투자비가 동시에 반영된 탓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21일 SK텔레콤에 피해자 1인당 1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이를 전체 피해자에게 적용할 경우 보상 규모는 최대 2조3000억원에 달해 재무 부담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KT는 9월 경기 광명·서울 금천 일대에서 발생한 불법 펨토셀 해킹 사건으로 타격을 입었다. 가입자 2만여 명의 정보가 유출되고 일부는 실제 금전 피해까지 겪었다. 특히 KT가 작년 내부 서버 악성코드 감염을 인지하고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함께, 늑장 대응으로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또한 북한 해킹그룹에 의한 정보 유출 정황을 늦게 신고하고 조사 과정에서 서버를 폐기하거나 운영체제를 재설치해 증거 인멸 논란을 빚었다. 12월에는 AI 서비스 '익시오' 작업 중 고객 정보가 노출되는 사고까지 겹쳤다.

통신업계가 새로운 먹거리인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신뢰 회복이 경영진의 2026년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뉴시스
통신업계가 새로운 먹거리인 AI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신뢰 회복이 경영진의 2026년 첫 번째 과제가 될 전망이다./뉴시스

통신사발 보안 위기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됐다. 올해 쿠팡, 넷마블 등 플랫폼·게임 업계는 물론 롯데카드, 신한카드 등 금융권에서도 대규모 정보 유출과 부정 결제 사고가 잇따랐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경영진은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SK텔레콤은 법조인 출신 정재헌 사장을, KT는 30년 '정통 KT맨' 박윤영 전 사장을 각각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사태 수습과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한 통신 3사는 메타버스 등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조직 슬림화에 나서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통신업계는 2026년을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반전을 꾀하고 있다. 가입자 포화로 성장이 정체된 통신 본업 대신 수요가 폭증하는 AI 데이터센터(AIDC)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클라우드, LG유플러스 모두 3분기 AIDC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다. 내년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5조원대로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선(先) 신뢰 회복' 없는 성장은 사상누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AI와 데이터센터 사업은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보안 신뢰가 필수적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통신 산업은 이미 유지의 사업이 됐고 성장은 AI와 DC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도 "보안 사고를 겪은 만큼 기술 경쟁력보다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025년 혹독한 '보안 수업료'를 치른 통신 3사가 2026년에는 보안과 AI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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