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200 찍고 고환율 고금리 여파에 주춤
26일 배당 매수 마감 앞두고 매도 버튼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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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0포인트를 돌파한 지난 10월 27일 오후 한 투자자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지수가 나타난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역사적 고점을 경신하며 '장밋빛 랠리'를 기대케 했던 2025년 연말 증시에 캐럴 대신 우울한 기운이 맴돌고 있다. 코스피가 4200선 돌파라는 고점을 찍은 뒤 고환율, 고금리 여파에 밀려 더 이상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12월 25일 성탄절을 기점으로 주가가 오르는 '산타 랠리' 대신 '배당락 공포'도 엄습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8% 오른 4117.32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8일 4000선 붕괴 후 3거래일 연속 상승해 하락 분을 일부 메웠으나 고점 기준으로는 갈 길이 멀다.
과거 10년간 연말 증시가 평균 2~3%대 상승률을 기록한 빅데이터도 올해는 무용지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달 3일 코스피가 4221.87에 거래를 마치면서 한 달가량이 남은 올해 역대급 연말 랠리가 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12월 중순 이후 흐름이 반대 양상을 띠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은 배가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연말 국내 증시가 주춤한 배경으로 1500선을 위협하는 고환율 기조의 장기화와 예상보다 더딘 금리 인하에 있다고 내다본다.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선택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고용 지표 호조를 근거로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안전 자산인 달러를 보유하려는 경향이 짙어져 환율이 오르고, 외인이 국내 증시로 들어오는 수급을 악화시켰다고 분석한다.
고환율·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국내 상장사들의 이자 비용 부담을 가중해 기업 이익 전망치 하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종목별 주가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코스피 전체 지수도 영향받았다는 설명이다. 지수를 이끌던 외인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라 매수 강도를 조절하고, 신용 거래 금리 부담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여력이 위축돼 증시 전체 유동성이 악화하는 등 악순환이 반복된 셈이다.
특히 오는 29일 예정된 배당락일은 개미들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더 자극하고 있다. 주식을 26일 장 마감까지 보유해 올해 결산 법인들의 배당을 받기보다 배당락일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후폭풍이 더 클 것으로 우려해서다. 대형 고배당주들이 결산배당 기준일을 대거 내년 2~3월로 옮기긴 했으나, 배당 투자를 노린 단기 자금이 배당락 직후 대거 이탈하면 수급 공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객장에서는 개미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산타 랠리는커녕 환율 때문에 다 틀렸다", "배당금 몇 푼 받으려다 원금 다 까먹게 생겼다", "올해는 연말 분위기가 달라 배당락 전에 팔고 현금을 쥐고 있겠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등 자조 섞인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연말 증시의 불안감이 당분간 경계해야 한다는 보수적 전망을 내놓은 곳도 나온다. 지난달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할 때까지만 해도 최대 6000선을 내다본 증권가의 공격적인 전망이 힘을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의 지나친 약세에 상단이 제한된 지수"라며 "전날 미국 주식시장은 우주, 양자 등 특정 테마 순환매로 상승 마감했고 한국도 전일 대형주 랠리를 장초 이어가는 듯 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84원을 넘어 연고점에 또다시 근접해 대형주도 상승폭을 축소하고 지수 강보합 마감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산타 랠리보다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할 시점"이라면서도 "길게는 다음 주까지 변동성 국면이 지속된다면 11월 고점 이후 한 달 반 이상 지속 중인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국면의 후반부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