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3년→2년 감형…실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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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형량은 줄었지만 구속 상태가 이어지면서 그룹의 중장기 경영 전략에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현범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년보다 1년 감형된 형량이다. 다만 실형이 유지되면서 조 회장은 구속 상태를 이어가게 됐다.
형량이 줄었지만 실형이 유지되면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의 실행력에도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최근 계열사 구조 재정비와 북미 사업 확대 등을 추진하며 내년 전략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온시스템은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상태다. 한온시스템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9834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차입금 상환과 운영 효율화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그룹 편입 이후 진행 중인 재무 안정화와 체질 개선 작업의 연장선으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위한 기반 마련 성격이 강하다.
북미 사업 확대도 그룹의 주요 과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주 클락스빌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며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 확대와 함께 상용차용 타이어까지 생산 라인업을 넓힐 계획이다. 테네시 주는 배터리·타이어 등 자동차 핵심 부품 생산 거점이 집적된 지역으로 그룹 차원의 북미 공급망 확대 전략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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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며 "향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헌우 기자 |
최근에는 테네시 주정부와의 협력 논의도 이어졌다. 그룹은 주정부와 현지 생산·공급망 확대 가능성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며 북미 시장을 겨냥한 연구·개발(R&D)과 생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관세·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주요 사업들이 모두 대규모 투자와 전략적 판단을 요구하는 사안인 만큼 총수의 장기 부재가 의사결정 속도와 전략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혹스럽다"며 "향후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 회장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면서 경쟁사보다 높은 가격을 지급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한국타이어가 약 131억원의 손해를 입었고 해당 이익이 총수 일가에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또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회삿돈 약 75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협력사 자금 대여 등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023년 구속 기소된 조 회장은 1심 심리 과정에서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으나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며 다시 수감됐다. 이후 검찰과 조 회장 측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원심과 마찬가지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행위 등을 업무상 배임죄로 인정했다. 다만 계열사 MKT로부터 타이어 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싸게 구매해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와 일부 부정 청탁·배임수재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동일하게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