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금융&증권 >금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밸류업·110조 생산적금융' 앞세운 양종희…연임 앞둔 KB금융의 셈법
입력: 2025.12.22 14:00 / 수정: 2025.12.22 14:00

사상 첫 5조 순익·5년 110조 공급 계획 내세워 '리딩금융·공적 역할' 부각
밸류업·주주환원 강화에 홍콩 ELS·지배구조 개편 변수


연임 시점이 다가오면서 KB금융지주 안팎의 시선이 양종희 회장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양종희 KB금융 회장. /KB금융그룹
연임 시점이 다가오면서 KB금융지주 안팎의 시선이 양종희 회장을 향하고 있다. 사진은 양종희 KB금융 회장. /KB금융그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연임 시점이 다가오면서 KB금융지주 안팎의 시선이 양종희 회장을 향하고 있다. 취임 첫해 사상 최대 순이익과 강도 높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주주환원 정책을 앞세워 '리딩금융' 위상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홍콩 H지수 ELS 사태와 지배구조 개편 논의 등 대형 변수도 동시에 맞고 있어서다.

5조 돌파·6조 가시권…실적·자본으로 '리딩금융' 부각

양 회장 체제 이후 KB금융의 최대 무기는 실적이다. KB금융은 2024년 연결 기준 순이익 5조782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처음으로 '5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3분기 누적 순이익만 5조1217억원에 달해,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시장에선 올해 6조원대 순이익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자본여력도 뒷받침되고 있다. K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3.8% 수준으로, 국내 금융지주 중 최상위권에 속한다. 코로나19 위기와 잇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한 점은 양 회장 취임 이후 '보수적 리스크 관리' 기조를 보여주는 지표로 꼽힌다.

KB금융이 실적·자본 지표를 전면에 세워온 것은 밸류업과 직결된 포석이기도 하다. KB금융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에서 CET1 13% 기준·초과 자본 주주환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110조 쏟아붓는다"…공적 역할 내세운 '양종희 브랜드'

KB금융은 11월 "향후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금융을 공급하겠다"고 공식화했다. 2030년까지 생산적금융에 93조원, 포용금융에 17조원을 투입해 첨단전략산업·지역 인프라·모험자본 공급을 늘리고 서민·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세부적으로는 국민성장펀드 10조원, 그룹 자체투자 15조원 등 투자금융 25조원을 조성하고, 전략산업 융자 68조원으로 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등 국가 전략산업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포용금융 부문에서는 서민·소상공인 대출과 채무 조정, 자산 형성 지원 프로그램 등에 17조원을 배정해 '포용적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110조 계획을 두고 양 회장이 정부가 금융권에 요구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 기조에 호응하는 동시에, 그룹 차원의 중장기 투자·여신 전략을 회장 임기와 맞물려 하나의 스토리로 묶어내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KB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추진을 위해 계열사 사장단이 참여하는 '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은행·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에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병행하고 있다.

보도자료 속 '양종희 성과'…연임 시그널 vs 평상시 IR

양 회장 취임 2년 차에 접어든 올해 하반기 들어 KB금융은 생산적·포용금융, ESG, 지배구조, MSCI ESG AAA 등 각종 주제의 보도자료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상당수 자료에서 '밸류업', '생산적·포용금융', '리딩금융' 같은 표현이 묶여 등장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연임을 앞둔 회장의 치적을 부각하는 메시지라는 시각도 있다.

물론 금융지주가 실적·전략을 홍보하는 것은 통상적인 IR 활동의 연장선이라는 반론도 있다. KB금융 입장에선 밸류업과 생산적·포용금융이 향후 몇 년간 유지될 그룹 전략인 만큼, 회장 개인의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규제당국·고객을 상대로 꾸준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향후 1년간 이런 메시지가 얼마나 구체적인 실행 성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회장 리더십이 어느 정도로 부각되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KB금융 회장에게 요구되는 과제는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선영 기자
KB금융 회장에게 요구되는 과제는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선영 기자

홍콩 ELS·지배구조 개편…연임 변수도 산적

양 회장이 연임 국면에서 마주할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제재와 과징금 규모가 확정되면 KB금융의 자본·평판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홍콩 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은행 가운데 하나로, 금융감독원이 5개 은행에 사전 통보한 2조원대 과징금·과태료 가운데 상당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도 변수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이사회에 IT·보안·금융소비자 보호 전문가 사외이사를 최소 1명 이상 포함하도록 의무화하고, 기관투자가·연기금 등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사외이사 추천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배구조 감시가 강화될수록 회장 선임·연임 과정 역시 이사회·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눈높이를 더 엄격하게 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둔화, 해외 사업 리스크, 디지털·보안 투자의 필요성까지 겹치면서, KB금융 회장에게 요구되는 과제는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장기 성장 동력이라는 방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 '양종희 2기'로 갈까…판단 근거는

양 회장은 지난 2023년 11월 취임해 내년 11월 첫 번째 임기가 끝난다. 양 회장의 공식 임기는 3년이지만, 금융권에선 대형 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1년여를 남긴 시점부터 사실상 연임 구도가 형성된다고 본다. 이사회가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절차를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시작할지, 그 과정에서 밸류업 성과, 110조 생산적·포용금융 계획, 홍콩 ELS 사태 대응, 지배구조 개선 등 여러 요소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연임 여부를 가를 핵심 잣대다.

일각에선 양종희 1기 성적표는 '실적·자본·주주환원'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아직 비용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도 병존하는 구조라고 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밸류업과 생산적·포용금융은 모두 장기 프로젝트라 1~2년 성과만 보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내년까지 실제 자본 효율성과 사회적 기여, 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세 가지 축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양 회장 2기 체제에 대한 시장·당국의 평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