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28)-김원호(26·이상 삼성생명) 조는 세계 5위 량웨이컹-왕창(중국) 조를 2대0(21-18 21-14)으로 물리쳤다. 서승재-김원호 역시 시즌 11승으로 역대 복식 조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18년 시작된 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한국이 세 종목 이상에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
진격의 안세영(23·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역사를 새로 쓰자 이재명 대통령도 SNS를 통해 "전 세계가 우리 선수들의 성과에 경이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보다 더 자랑스러울 수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안세영을 포함해 한국이 남녀 복식에서도 우승하며 세 차례나 애국가가 울려퍼지자 "중국 항저우 땅에 애국가가 세 번이나 울려퍼졌다.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감격을 나타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 결승전에서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은 세계 2위 왕즈이(중국)와 96분의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 2대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슈퍼 1000) ▲인도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이상 슈퍼 1000) ▲일본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오픈 ▲프랑스오픈(이상 슈퍼 750) ▲호주 오픈(슈퍼 500)에 이어 '왕중왕' 대회 성격인 이번 월드 투어 파이널스까지 제패하며 신기록인 시즌 11승을 기록했다. BWF 월드 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각 세부 종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8명씩 출전해 자웅을 가리는 ‘왕중왕전’ 성격이다. 안세영은 이 대회에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지난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 이후 올 들어 거침없이 달려온 안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배드민턴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들을 연달아 달성했다. 여자 단식 시즌 최다승 뿐만 아니라 남녀 선수 통틀어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달성한 'BWF 단일 시즌 최다 우승(11회)'과 동률을 이뤘다.
안세영은 또한 올해 치른 77경기에서 73승을 기록, 승률 94.8%로 'BWF 단일 시즌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우승 상금 24만 달러(약 3억3600만원)를 추가해 올해 누적 상금 100만3175 달러(약 14억8600만원)로 'BWF 단일 시즌 누적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대회 개막 전 3년 연속 'BWF 올해의 여자 선수', 2년 연속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작심 발언을 뱉었던 안세영은 일 년 뒤 배드민턴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을 완성하며 꿈같은 한 해를 보냈다.

이날 안세영은 1게임에서 한 때 4점 차까지 뒤졌으나 저력을 발휘하며 21-13으로 역전승을 거둔 뒤 2게임을 내줘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체력전 양상이었던 3게임에서 끈질긴 투혼으로 21-10의 일방적 승리를 거둬 포디움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은 경기 막판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고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여 끝까지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안세영은 경기 후 "올해 여러가지 기록을 수립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은 여자 복식과 남자 복힉에서도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세계 랭킹 7위 이소희(31)-백하나(25·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세계 5위 후쿠시마 유키-마쓰모토 마유(일본) 조를 2대0(21-17 21-11)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소희-백하나는 전날 준결승에선 세계 1위 중국 조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들은 이번 대회 전까지 올 시즌 1승으로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냈으나,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지난해에 이어 2연패(連覇)를 달성하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남자 복식 세계 1위 서승재(28)-김원호(26·이상 삼성생명) 조는 세계 5위 량웨이컹-왕창(중국) 조를 2대0(21-18 21-14)으로 물리쳤다. 서승재-김원호 역시 시즌 11승으로 역대 복식 조 시즌 최다승 기록을 새로 썼다. 2018년 시작된 BWF 월드 투어 파이널에서 한국이 세 종목 이상에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