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박지윤 기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한국 영화들이 같은 날 관객들을 찾으며 극장가를 풍성하게 만들 준비를 마쳤다.
감독 겸 배우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 '윗집 사람들'(감독 하정우)부터 배우 이재인·홍경이 완성한 강렬한 세계관이 담긴 '콘크리트 마켓'(감독 홍기원) 그리고 배우 허성태의 데뷔 첫 주연작 '정보원'(감독 김석)까지, 세 편의 한국 영화가 3일 나란히 스크린에 걸린다.
현재 주디와 닉의 업그레이드된 사랑스러운 케미와 뭉클한 메시지가 담긴 '주토피아 2'(감독 재러드 부시·바이론 하워드)가 적수 없는 흥행 질주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독주를 막을 한국 영화가 등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 '윗집 사람들', 감독 하정우의 네 번째 도전
'윗집 사람들'은 '롤러코스터'(2013) '허삼관'(2015) '로비'(2025)를 선보였던 하정우의 네 번째 연출작으로, 매일 밤 섹다른 층간소음으로 인해 윗집 부부(하정우·이하늬 분)와 아랫집 부부(공효진 분·김동욱 분)가 함께 하룻밤 식사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층간소음이라는 이웃 문제에서 출발하는 '윗집 사람들'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경지의 솔직함과 파격으로 이어지다가 부부 내면의 관계를 깊게 들여다보면서 기발하고 판타지적인 설정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녹여내며 관객들의 몰입과 공감을 이끈다. 또한 공효진 김동욱 이하늬가 밀도 높은 연기로 완성한 차진 말맛과 티키타카가 더해지면서 하정우 감독의 색깔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윗집 사람들'은 하정우에게 굉장히 중요한 영화다. '충무로 흥행 보증수표'였던 그가 코로나19 이후 선보인 모든 작품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개봉한 '로비'가 26만 명에 그치면서 감독 겸 배우로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은 하정우가 야심 차게 준비한 신작으로 성인 관객들을 사로잡고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도 주목 포인트다.

◆ '콘크리트 마켓', 이재인·홍경의 열연과 강렬한 세계관
올겨울 유일한 재난영화인 '콘크리트 마켓'은 대지진 이후 유일하게 남은 아파트에 물건을 사고파는 황궁마켓이 자리 잡고 생존을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거래를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영화 '타이레놀'로 제41회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이름을 알린 홍기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재인은 어느 날 갑자기 황궁마켓에 들어와 질서를 뒤흔드는 의문의 인물 최희로 역을, 홍경은 황궁마켓의 최고 권력자 박상용(정만식 분)의 충직한 왼팔 김태진 역을 맡아 강렬한 시너지를 발산한다. 여기에 정만식 유수빈 김국희 최정운 등도 합류해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콘크리트 마켓'은 재난 이후 고립된 공간에서 황궁마켓이 운영된다는 강렬한 세계관 위에 새로운 권력 구조가 들어서면서 펼쳐지는 예측 불가한 전개와 극한 상항 속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펼쳐내며 관객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2021년 11월 크랭크인한 후 약 4년 만에 개봉하게 된 만큼 소재가 신선하게 다가올지, 또 시간의 흐름이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지는 미지수다.

◆ '정보원', 허성태의 첫 스크린 주연작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다가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허성태가 '정보원'으로 데뷔 첫 영화 주연을 맡았다. 그는 일명 오작교 프로젝트의 실패로 강등당한 후 정보원 조태봉(조복래 분)을 이용해 한탕을 노리는 형사 오남혁으로 분해 상극 콤비 케미와 묘한 브로맨스를 형성할 예정이다.
작품은 강등당한 후 열정도 의지도 수사 감각도 잃은 왕년의 에이스 형사 오남혁과 굵직한 사건들의 정보를 제공하며 눈먼 돈을 챙겨왔던 정보원 조태봉이 우연히 큰 판에 끼어들며 벌어지는 범죄 액션 코미디로, 올해 제24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초청된데 이어 2025 아시아 국제 영화제 외국어 영화 부문 작품상을 받으며 오락성과 작품성을 입증했다.
여기에 허성태는 동료들과 함께 여러 유튜브 콘텐츠와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등에 출연하며 홍보 요정으로 변신해 주연 배우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그의 뜨거운 열정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닿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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