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영의 정사신] '비상계엄 1년' 윤석열의 미스터리
  • 이철영 기자
  • 입력: 2025.12.03 00:00 / 수정: 2025.12.03 00:00
윤석열 전 대통령, 사과도 반성도 없어
정쟁 집중 여야 정치권, '절제'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꼭 1년이다. 구속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더팩트 DB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꼭 1년이다. 구속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씨.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벌써 1년이다. 1년 전 그날 밤 벌어진 사건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면서도 어이가 없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7분, 대통령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저는 이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자유 대한민국을 재건하고 지켜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습니다. 이는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입니다.'

폭주? 망상? 윤석열은 정말 왜 그랬을까? 너무나 궁금한데 풀리지 않는다. 미스터리다. 법정에 선 윤 전 대통령의 발언들에서도 계엄의 이유를 찾기가 어렵다. 과거 어떤 대통령의 말처럼 혼이 비정상이었던 걸까. 아니면 어떤 두려움과 걱정에 이성의 끈을 놓아 버렸을까.

세간에서는 주가조작 및 공천 개입 등 수많은 구설에 오른 부인 김건희 씨를 위한 윤 전 대통령의 결정이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이걸 믿어야하나…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반전이 있는 것일까.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군인들이 국회 본청에 들어가기 위해 깬 유리창. /이새롬 기자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로 군인들이 국회 본청에 들어가기 위해 깬 유리창. /이새롬 기자

윤 전 대통령이 오래 전부터 계엄을 언급했었다니 소문처럼 "술에 취해서 그랬나?"는 사실이 아닐 것 같다. 그는 계엄이 성공하기를 바랐던 것으로 보인다. 군 지휘부에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거나 유력 정치인 등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것을 보면 말이다. 거기다 군인들이 국회의원들을 끌어내지 못하자 질책까지 했다니 그가 얼마나 급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계엄을 선포하고 성공하길 바랐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우리 국민은 이미 계엄과 독재를 경험했다. 그리고 저항해 민주주의를 이뤄냈다. 윤 전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1987년 민주항쟁의 결과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다.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이자 통치 행위가 어떻게 내란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항변하며 언급한 헌법도 1987년 민주항쟁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87헌법 이후 비상계엄은 윤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것만 보아도 윤 전 대통령이 얼마나 무모하고 얼마나 몰상식하며 국민 수준을 낮게 보았는지 알 수 있다.

1년 전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어떤 이유를 끌어와도 명분이 없다. 검찰총장 출신 초보 정치인의 일탈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 김 씨를 보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면‥.대한민국을 포기한 대단한 사랑꾼 나셨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정치권은 어떤가.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성을 모르는 윤 전 대통령과 결별은커녕 사과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정치보복이라고 한다.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척결', 그리고 '개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전력 질주 중이다. 비상계엄 선포 1년이 된 오늘 여야 정치권에 가장 필요한 건 '절제'가 아닐까 싶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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