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모자라고 대출은 묶이고…신혼부부 '미리내집' 입주난
  • 설상미 기자
  • 입력: 2025.11.27 00:00 / 수정: 2025.11.27 00:00
9월 말 기준 목표치 34.7%
서울시, "다른 유형 확보로 연내 목표 달성 계획"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31일 미리내집 롯데캐슬 이스트폴(광진구 자양동)을 방문해 입주 예정 신혼부부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월 31일 '미리내집' 롯데캐슬 이스트폴(광진구 자양동)을 방문해 입주 예정 신혼부부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올해 서울시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 '미리내집' 공급이 목표치에 크게 미치지 못 해 입주난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비아파트형 매입 임대주택 승인 제한과 신혼부부 전세대출 규제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27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미리내집 공급량은 목표 3500호 대비 34.7% 수준인 1216호에 불과했다. 미리내집은 2007년 도입된 장기전세주택(SHift)으로, 신혼부부를 위한 서울시 대표 저출생 대응 사업이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미리내집 3500호, 내년에는 4000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목표는 아파트형 1000호, 비아파트형 매입임대주택 연계형 2000호, 민간임대주택 연계형 500호다. 그러나 실제 공급량은 아파트형 852호, 비아파트형 164호, 민간임대주택형 200호에 그쳤다. 특히 비아파트형 매입임대주택 연계형 미리내집의 실제 공급량은 목표 대비 8.2%에 불과하다. 매입임대주택 연계형은 국비 지원 사업으로, 국토교통부의 승인 없이는 공급이 불가능하다.

국토부 측은 서울시 미리내집의 경우 매입임대 단가가 높아 충분히 할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 관계자는 "LH와 SH 등 공공주택 사업자의 연초 계획과 실적을 토대로 연말에 추가 배분을 검토하고, 기금 운용 계획 변경도 필요시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다른 유형의 미리내집 물량으로 연내 목표치를 채우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매입임대형은 국비 매칭 사업이어서 국토부가 승인한 물량 내에서만 추진할 수 있다"며 "국토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일부 물량을 좀 더 확보했지만, 계획 대비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유형의 미리내집을 추가 공급할 수 있도록 물량 확보에 힘써서 올해 내로 목표치를 맞출 것"이라고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국토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있다./국토부

정부의 신혼부부 전세대출 규제도 미리내집 입주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 6·27 부동산 정책에 따라 신혼부부용 버팀목 전세대출은 수도권 임대보증금 4억 원 이하, 그 외 지역 3억 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며, 대출 한도는 기존 3억 원에서 2억5000만 원으로 축소됐다. 서울시는 전세 시세를 반영해 임대보증금과 대출 한도 상향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예외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출 규제로 입주 경쟁률 역시 낮아졌다. 실제로 8월 진행된 제5차 미리내집 입주자 모집에서는 485가구 모집에 1만 9266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39.7대 1을 기록했다. 당시 485가구 중 434가구(89.5%)가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이는 4월 모집 당시 미리내집 평균 경쟁률 64.3대 1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는 경우에는 대출 규제에 예외를 좀 달라고 건의를 하고 있지만, 국토부와 기재부 등 모두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라고 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지난 21일 실무회의를 시작으로 정기적인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우선 이달 말 2차 실무회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서로 건의 사항을 계속해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오 시장은 지난 13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서울시와 국토부가 논의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고, 금용당국이 함께해서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도 있다"며 "김 장관을 자주 찾아 뵐 예정"이라고 밝혔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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