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합동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1호
눈치싸움하던 업계, 통합 움직임 빨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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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건 지 3개월 만에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1호 재편안이 나왔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정부가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건 지 3개월 만에 대산 석유화학단지에서 1호 재편안이 나왔다.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사업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를 감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번 재편안을 계기로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업계의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는 공동으로 26일 산업통상부에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의 이행 및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구조개편에 참여하기 위한 취지다.
롯데케미칼은 대산 공장을 물적분할하고, 해당 분할회사가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구조다.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 주식을 추가 취득해 최종적으로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병법인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NCC 설비 등 석유화학제품 생산에 관한 일원화된 운영체계가 구축된다.
롯데케미칼은 "합병 이후 대산 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제품 생산 기능이 단일 체계에서 운영돼 생산·공정의 일관성과 운영 안정성이 높아져 사업재편 전반의 실효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의 에틸렌 기준 연간 생산량 규모는 110만톤, HD현대케미칼은 85만톤이다. 만약 합병으로 한쪽 NCC 가동이 중단되면 최대 100만톤 규모의 NCC 설비 감축이 이뤄진다.
이번 1호 재편안은 정부가 지난 8월 '선 자구노력, 후 정부 지원'을 원칙으로 내세우며 NCC 생산능력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데드라인을 올해 연말로 제시한지 3개월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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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는 공동으로 26일 산업통상부에 사업재편계획 승인 심사를 신청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과 HD현대케미칼 합병안 구조. /공정거래위원회 |
당시 정부는 NCC를 보유하고 있는 석유화학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설비를 감축하면 △금융 △세제 △연구개발(R&D) △규제 완화 등의 종합패키지로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위기에 내몰린 석화 산업의 회생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였다.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 단지는 업황이 좋을 때 나프타분해시설(NCC) 설비를 늘렸지만,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최근 NCC 과잉 문제가 대두됐다.
산업부는 이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에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과 관련한 사업재편계획 승인 신청을 접수했다. 사업재편 승인 시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세제·연구개발(R&D)·원가절감 및 규제 완화 등 맞춤형 기업지원 패키지를 함께 발표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26일 여수 산단을 찾아 "대산이 사업재편의 포문(gate)을 열었다면, 여수는 사업재편의 운명(fate)을 좌우할 것"이라며 "정부가 지난 8월에 산경장을 통해 발표한 사업재편계획서 제출기한은 12월말이며 이 기한을 연장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시한을 맞추지 못한 기업들은 정부지원에서 제외될 것이며, 향후 대내외 위기에 대해 각자도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업계 구조조정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재편은 어차피 모든 기업들이 다 추진할 것"이라며 "롯데와 HD현대케미칼도 작년부터 통합 이야기가 나왔던 만큼 이제 사업재편 참여는 시점의 차이다. 양 기업 통합을 계기로 사업재편 시계가 빨라지고 통합을 발표하는 기업들이 속속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