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MTS 접속 장애 사고…투자자 보호책 마련 등 조치
피해 규모 1위·대량 민원 증권사 '오명 벗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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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7일 MTS 접속 장애로 투자자 불편을 초래했다. 여러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지속적인 시스템 안정성 강화로 내부 통제 강화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한림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로 투자자들의 불편을 초래한 지 한 달가량이 지난 가운데, 고객 불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사장 직속 소비자보호 팀을 신설하거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기능을 MTS에 신규 도입하는 등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IT 인프라 투자와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MTS에서는 지난달 27일 오전 9시 주식시장 개장 직후 접속이 지연되고, 일부 접속된 고객들도 실시간 주식 호가 정보가 제때 업데이트되지 않거나 매매 주문이 정상적으로 체결되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장애 발생 직후 일부 고객 계좌에서 잔고 조회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고 시스템 복구에 나서 오전 중 문제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MTS 장애를 촉발한 기술적 원인은 끝내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 항의가 거세지자 사과문 게재와 함께 거래 지연과 손실에 대한 민원을 접수받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심사를 거쳐 피해 보상에 나섰다.
당시 한국투자증권 측은 홈페이지와 MTS 내 공지사항 등을 통해 "거래시스템 이용에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시스템 이용에 따른 불편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검토 후 신속하게 조치하겠다. 불편사항을 접속해 주시면, 성실히 그리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은 사장 직속 소비자보호 TF 신설(11월 10일), 고위험 투자 경고 기능 도입(11월 18일) 등을 발표했지만 근본적인 IT 리스크를 정면으로 다루지 못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나왔다.
투자자들의 반발 여론은 남아 있는 모양새다. MTS 장애가 발생한 시점이 주가 변동성이 큰 개장 직후였기 때문에 매수나 매도 타이밍을 놓쳐 기회비용을 손실한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것에 더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자구적인 노력에도 지속적인 장애 발생 건수 기록으로 투자자 신뢰를 단기간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8월과 2023년 5월 발생한 대규모 전산 장애를 포함해 매년 크고 작은 장애 발생 건수를 기록하면서 고객 불편을 초래했다.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주목을 받은 국내 증권사의 5년간 전산장애 피해액 규모(2025년 8월 추경호 의원실 발표)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이 65억5472만원으로 1위를 기록해 오명을 더했다.
민원건수와 관련해서는 전액 손실로 투자자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벨기에펀드 사태와 연관해 한국투자증권의 MTS 장애를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소비자 민원(672건) 중 98% 이상을 차지한 벨기에펀드 사태는 금융감독원의 불완전판매 여부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잠재적 우려로 남아있다. 여기에 지난 10월 장애로 인한 민원건수나 피해 보상액이 추가된다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올해 지표에 수치를 더했을 가능성도 나온다.
압도적 성과 속 '옥의 티'로 인지해 전산 장애가 부각된다는 반응도 있다. 앞서 올해 상반기에 이미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 가입한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영업이익 8353억원을 기록해 압도적 1위 증권사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자기자본 8조원 기준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도 획득하면서 신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역량을 두루 인정받은 상태에서 반복된 내부 통제 이슈가 고객 보호나 안정적 서비스 제공 등 본질적인 의무를 다하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엄격한 시선도 한국투자증권의 우려를 키우는 기준이 되고 있다. 올해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반복되는 전산 장애에 대해 단순 보상을 넘어 근본적인 IT 시스템 안정성 확보와 내부 통제 강화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번 달 25일에도 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 임원들을 소집해 내부 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고위험 증권사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임원도 이날 자리에 참석해 최근 장애 이슈로 인한 강도 높은 내부 통제 강화와 책임 영업 등 주문받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성과에 걸맞은 신뢰 확보가 시급하다.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기본적인 책무를 다하지 못하면 고객 신뢰를 잃을 수 있다"며 "일회성 대책이 아닌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IT 인프라 투자와 내부 통제 강화 노력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