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용퇴·진승욱 부사장 차기 대표 내정
조직 개편·자본 확충 이어 시장 영향력 확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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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증권을 6년간 이끌어 온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용퇴를 앞두고 있다. 차기 대표이사로는 진승욱 부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6년 만에 대신증권에 세대교체가 일어났다. 초대형 투자은행(IB) 기반을 다진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가운데 진승욱 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새 리더십 체제가 출범했다. 진 부사장이 대신증권의 역량을 한층 끌어올려 초대형 IB 숙원 사업을 이뤄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주목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을 6년간 이끌어 온 오 대표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 대표는 2020년부터 3연임을 이어왔다. 1963년생인 오 대표는 1987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경영지원본부 인사부장, 기획본부 재무관리부장, 리스크관리 본부장, 대신저축은행 대표이사, IB(투자은행) 총괄 등 주요 보직을 거친 인물이다.
오 대표는 라임자산운용 사태 이후 회사를 안정화했다. 또한 기업공개(IPO),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체투자 등 IB 부문을 강화하고 자산관리(WM) 분야의 경쟁력을 제고해 대신증권의 체질 개선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 대표는 지난해 대신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지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대신증권이 초대형 IB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여겨진다.
대신증권은 국내에서 10번째로 종투사 자격을 얻었으며, 초대형 IB 도약을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대신증권의 자본 총계가 3조7033억원을 기록한 상황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신용공여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되고, 발행어음업 진출도 가능해진다. 현재 국내에서 인가된 초대형 IB는 미래에셋·한투·삼성·KB·NH투자증권 등 5개사다.
초대형 IB 도약의 일환으로 오 대표는 올해 들어 자본시장부(ECM)과 채권자본시장(DCM) 부서를 분리하고 기업공개(IPO) 부문을 독립시켰다. IB 강화에 따라 올해 들어 한택, 아우토크립트, 한라캐스트 등 9개 기업의 IPO를 성공시켰다. 총 공모총액은 2036억3800만원으로, 공모총액 기준 업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IPO 기업 수가 작년 8개를 이미 뛰어넘었으며, 공모규모도 전년(1750억원) 대비 286억원가량 늘었다. 연말에는 삼진식품, 지에프아이, 채비 등의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연간 성과는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동산금융 IB 영업 확대로 우발부채가 늘고 있는 점은 우려로 제기된다. 2025년 6월 말 기준 대신증권 유동화 채무보증 잔액(전체 약정액 기준)은 3조5500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96% 수준에 달해 자본적정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로는 진 부사장이 내정됐다. 진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1993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대신에프앤아이 경영기획본부장, 대신증권 전략지원·경영기획부문장,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대신맨'이다. 국제기획부, 글로벌사업부, 홍콩현지법인 등도 거치며 글로벌 사업에 힘을 쏟은 경험도 있다. 진 부사장은 내년 3월에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뒤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자기자본 4조원 달성 및 초대형 IB 진출' 의지를 드러내온 데다 오 대표가 종투사 지정으로 초대형 IB 기반을 마련한 만큼, 진 부사장의 최대 과제는 대신증권의 초대형 IB로의 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기조는 대신증권이 최근 IB부문 조직개편을 단행한 점에서도 엿볼수 있다. 대신증권은 박성준 IB부문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IB총괄을 맡게 했다. 박 부사장의 승진으로 기존 IB부문은 IB총괄로 승격됐다. 대신증권은 올해 신디케이션 부문 등에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등 최근 몇년 간 IB 인력을 늘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세대교체가 이뤄진 이유로 오익근 대표가 1963년생으로 타 증권사 대표 대비 나이가 많은 편이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익근 대표도 종투사 지정에 실적 호조 속 박수칠 때 떠나자라고 생각한 것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며 "6년 만에 수장이 바뀌는 상황 속 초대형 IB로의 도약의 의지를 볼 수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대신증권이 초대형 IB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