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금융&증권 >증권 >업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IMA 1호' 공동 타이틀 논란…한투 적격성도 도마 위에
입력: 2025.11.13 11:00 / 수정: 2025.11.13 11:00

9년 만에 나오는 제도 첫 사례, 상징성 훼손 우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공동 1호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적격성을 두고 잡음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공동 1호'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의 적격성을 두고 잡음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종합투자계좌(IMA) 공동 1호'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동 1호라는 이례적 결정이 제도 취지와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최근 불완전판매 의혹과 신용등급 하향, 내부통제 부실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어 1호 사업자 자격 논란도 불거진다.

◆ "공동 지정, 상징성 흐린다"…모호해지는 기준점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전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지난 7월 접수 이후 약 4개월 만에 나온 중간 결과로, 오는 1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치면 두 증권사는 IMA 사업을 공식적으로 영위할 수 있게 된다.

IMA는 증권사가 원금 지급 의무를 지는 대신 고객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70% 이상)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제도다. 투자자는 손실 위험 없이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를 합쳐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 조달금액의 25%는 의무적으로 기업 대출 등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2016년 IMA 제도 도입 이후 9년 만에 첫 사업자를 뽑는 상황에서, 복수 사업자를 동시에 지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징성과 책임이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금융위가 "요건을 갖추면 모두 인가 가능하다"는 방침을 밝히긴 했으나, IMA 1호는 개인 맞춤형 투자 혁신의 출발점이자 제도 성공의 기준이 되는 만큼 명확한 주체와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증권사의 자산관리 서비스와 위험관리 방식이 서로 다른 점도 혼란을 키운다. 같은 1호 타이틀을 부여할 경우, 시장에서는 어떤 모델을 기준으로 신뢰해야 할지 모호해질 수 있다. 이는 향후 불완전판매 등 분쟁 시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IMA는 제도 도입 이후 9년 동안 실현되지 못한 과제였다"며 "출발 단계부터 1호 기준이 불분명하면 제도 실험의 의미가 퇴색되고, 사업자 간 책임 구도도 꼬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 한투증권, 불완전판매·신용등급·내부통제 '첩첩산중'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IMA 공동 1호에 포함되는 것이 적절하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불완전판매, 신용등급 하향, 내부 리스크 관리 부실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가 '벨기에 코어오피스 부동산투자신탁 2호(벨기에펀드)'다. 해당 펀드는 벨기에 정부가 사용하는 현지 건물의 장기 임차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2019년 설정 당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총 900억원을 모집했고, 이 중 한투증권이 589억원을 판매했다.

하지만 후순위 대출 구조와 임차인 리스크를 내포한 고위험 상품이었음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전액 손실이 확정됐다.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고, 금융당국은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한투증권은 신용도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9월 한투증권의 장기 외화표시 기업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 채권의 등급을 기존 'Baa2'에서 'Baa3'로 하향 조정했다. 'Baa3'는 투자 적격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기 등급도 'Prime-2'에서 'P-3'으로 낮췄다. 무디스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거버넌스 점수도 'G-2'에서 'G-3'로, 종합신용도영향점수(CIS) 또한 'CIS-2'에서 'CIS-3'로 하향 조정했다.

내부통제 문제도 심각하다. 최근 한투증권 강남지점 직원이 고객 자금을 도박에 사용한 사건은 회사 내부 관리 시스템의 근본적 허점을 드러냈다. 해당 직원은 비위 사실이 알려진 뒤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피해액은 수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IPO 부실실사까지…적격성 논란 불가피

한투증권의 부실실사 논란도 시장의 신뢰를 흔드는 대목이다. 한투증권이 2023년 공동 주관을 맡았던 반도체 설계업체 파두는 실적 뻥튀기 의혹으로 상장 후 급락을 겪었고, 지난해 대표주관한 클라우드 기업 이노그리드는 상장예비심사 승인 취소라는 전례 없는 사태를 맞았다. 올해는 바이오기업 오름테라퓨틱의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까지 이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두고 9년 만의 제도 개시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실효성 모두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동 지정이 불가피했다면, 이후 사업 성과 평가와 내부통제 점검을 강화해 제도 신뢰를 보완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MA 1호는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라 제도 신뢰의 상징"이라며 "공동 지정은 책임을 분산시켜 제도의 방향성을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 내부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곳을 1호로 선정하는 것은 정책 신뢰를 훼손하는 결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신뢰 회복과 혁신을 동시에 노리는 시점에서, 상징성 있는 1호 타이틀을 형식적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현재 금융위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한투증권이 9부 능선을 넘은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단계가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두 증권사의 증선위 통과는 맞지만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투증권의 적격성 논란에 대해서는 "증선위 의결 내용이라서 세부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garde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