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배우자 역할 주장…지주사 지분 절반 요구
재산분할 결과에 따라 1인 지배 체제 균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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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CVO가 배우자와의 이혼 소송에 돌입하며 8조원대 재산분할 법정 공방이 본격화됐다. /뉴시스 |
[더팩트|우지수 기자] 스마일게이트 창업자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의 사적 분쟁인 이혼 소송이 본격화됐다. 권혁빈 CVO의 배우자가 8조원대 재산의 절반 분할을 요구하고 있어 스마일게이트의 지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오는 12일 첫 변론기일을 열 예정이다. 지난 2022년 11월 아내 이씨가 권 CVO의 재산분할 절반을 요구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한 지 약 3년 만이다. 법원은 비상장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자산 가치를 최대 8조160억원으로 추산했다.
권혁빈 CVO는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산분할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이혼이 먼저 성립해야 한다.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는 재산 규모만큼이나 혼인 파탄 책임을 둘러싼 다툼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권 CVO는 이씨와 지난 2001년 결혼했고 이듬해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다. 이씨는 2002년 7월부터 11월까지 스마일게이트 대표이사를, 2005년 3월부터 12월까지 등기이사를 맡아 회사 초기 경영에 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립 당시 지분은 권혁빈 CVO가 70%를 보유했고 이씨가 30%를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가진 30% 지분은 2010년 무렵 중국 텐센트에 전량 매각됐다. 재판부는 추후 이씨의 주장대로 회사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했는지에 대해 들여다볼 전망이다.
법원은 앞서 이씨가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소송이 끝날 때까지 권 CVO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을 임의로 팔거나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는 뜻이다. 지분을 현금으로 정산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회사 밖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변수가 생긴다.
이번 소송은 스마일게이트의 경영 구조와도 연결된다. 그룹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비상장사로, 권혁빈 CVO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외부 주주가 없고 상장 계열사도 없어 권 CVO의 개인적 결정이 곧 그룹의 전략으로 이어지는 체제다. 재산 분할이 인정되면 단독 지배 체제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지분 일부가 제3자나 외부 자본으로 이전될 경우 경영권 변동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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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이혼 소송 결과에 따라 권혁빈 CVO 단독 지배 체제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경영 안정성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
권 CVO는 '크로스파이어'와 '로스트아크'를 성공시켜 스마일게이트를 글로벌 시장에 올려놓은 핵심 인물이다. 그룹 계열사인 스마일게이트RPG와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도 해외 서비스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이혼 소송이 길어지면 투자 시점이나 신작 출시 같은 주요 안건의 추진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스마일게이트가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카제나)'는 이용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서버 불안정과 결제 오류가 보고되며 서비스 완성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창업주를 둘러싼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회사의 경영 신뢰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비상장사 재산 평가와 배우자 기여도 산정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법원이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혼 소송 건에서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배우자의 경제적 기여는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만큼 이번 사건에서도 유사한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주요 자산이 혼인 기간 중 형성됐고 배우자가 일정 기간 대표이사로 등기된 점은 변수다. 이에 따라 이혼 여부와 재산 분할 비율, 산정 기준을 둘러싼 증거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만약 재판부가 이씨의 주장을 수용하고 이혼과 재산 분할을 인용한다면 스마일게이트의 경영 안정성뿐 아니라 국내 비상장 오너기업의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법정 공방의 흐름이 주목된다.
이와 관련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권 CVO의 개인적인 문제로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판이 경영 및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index@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