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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에도 '흑자 전환' 축포 터뜨린 남양유업, 시기상조인 까닭?
입력: 2025.10.29 10:56 / 수정: 2025.10.29 10:56

남양유업 2019년 이후 회사 연 매출 1조원 못 넘어
본업인 유업에서도 존재감 미미…매출도 '내리막'


남양유업이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정작 회사는 역성장에 처했다. 사진은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를 생산하는 천안공장. /남양유업
남양유업이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정작 회사는 역성장에 처했다. 사진은 남양유업 '맛있는우유GT'를 생산하는 천안공장. /남양유업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오너 리스크를 털어낸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다. 그러나 남양유업의 기대와는 무관하게 회사가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저출산 기조와 함께 내수마저 저성장에 갇히면서 유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양유업은 경쟁사와 다르게 이렇다 할 신사업이 없어 회사의 지속가능성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최근 3년간 연 매출(연결 기준)이 2022년 9647억원에서 2023년 9968억원, 2024년 9528억원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지난 2019년 한때 연 매출 1조308억원까지 기록했지만 이후로는 계속해서 1조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화근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벌어진 '불가리스 사태'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1년 4월 자사 발효유 제품인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면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그러나 이 발표가 임상을 거치지 않았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오면서 남양유업은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당시 전국이 감염병 공포로 휩싸였던 터라 국민적 반감은 더욱 들끓었다.

이후 남양유업 오너였던 홍원식 전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전 회장은 전국적인 불매운동 여파로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SPA)마저 체결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홍 전 회장은 이를 번복했다. 이때부터 남양유업과 한앤코의 지난한 법정 싸움이 시작됐다.

남양유업이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정작 회사는 역성장에 처했다. 사진은 남양유업 신규 CI. /남양유업
남양유업이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알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지만 정작 회사는 역성장에 처했다. 사진은 남양유업 신규 CI. /남양유업

남양유업은 지난해 3월에서야 대법원 최종 판결과 함께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했다. 한앤코는 홍 전 회장으로부터 남양유업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 회사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팔을 걷었다. 대표 사례가 준법 경영을 제고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이다. 또한 남양유업 새 로고와 슬로건도 함께 공개하면서 소비자 인식 전환에도 공들였다.

한앤코는 동시에 남양유업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냈다. 남양유업 대표 제품인 '맛있는우유GT(우유)'와 '아이엠마더(분유)', '불가리스(발효유)', '초코에몽(가공유)' 등에 집중했다. 아울러 카페 브랜드인 '백미당'은 별도 법인을 꾸려 리브랜딩에 나섰다. 기존 외식 사업이었던 '일치프리아니'와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의 매장은 과감히 정리했다.

문제는 남양유업이 집중하고 있는 본업 경쟁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저출산으로 인해 출생아 수가 매해 줄어들면서 유업 자체도 사양산업이 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흰우유 시장 규모는 2023년 1조6590억원에서 2024년 1조6295억원으로 감소세를 그렸다. 올해의 경우 이보다 더 낮은 1조6069억원으로 예상된다. 가공유 역시 2023년 7157억원에서 2024년 7149억원으로 소폭 내려갔다. 올해에는 7028억원으로 전망돼 7000억원대 선마저 위태롭다.

이 조사는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된 소매 판매 자료를 기반으로 한다. 이에 B2B(기업 간 거래)나 면세, 중고마켓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남양유업은 지난해 기준 흰우유·가공유 점유율 현황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나타내질 못했다. 흰우유에서는 '서울우유(44.0%)'와 '매일유업(18.5%)'에 밀린 3위(11.0%)로 턱걸이했다. 가공유는 '빙그레(39.1%)'와 '서울우유(24.1%)', '동원F&B(8.8%)'에 치여 순위권을 내줬다.

남양유업에 역성장 그림자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배경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4787억원) 대비 6.5% 감소한 447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그 중 수출액은 203억원에 그쳐 내수 의존도가 9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경쟁사들의 경우 서울우유는 유업으로는 보기 드물게 연 매출 2조원를 넘기면서 시장을 다지고 있다. 매일유업은 유업에서 벗어나 외식 기업으로 발돋움에 나섰다. hy는 교육과 레저, 의료로봇, 유통, 배달 등 사업 영역을 넓혔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를 자회사로 품으면서 빙과시장으로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남양유업은 본업인 우유 외 이렇다 할 사업이 없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이 한앤코로 재편된 후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축포를 터뜨린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비효율·저수익 품목을 정리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들어가 매출 감소가 있었다"라면서도 "20분기 연속 적자를 깨고 영업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 만큼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로도 꾀하겠다"라고 말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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