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병원학교 학생 107명에 담당인력 2명…예산 지원도 줄어
  • 조채원 기자
  • 입력: 2025.10.28 00:00 / 수정: 2025.10.28 00:00
서울대·제도 선도역할 병원조차 인력 부족
예산도 작년보다 감소…정부지원 강화해야
1999년 문을 연 서울대학교병원 병원학교는 병원학교 관련 법률 제정을 주도하는 등 전국 병원학교의 설립을 선도해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병원학교 교실 전경./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1999년 문을 연 서울대학교병원 병원학교는 병원학교 관련 법률 제정을 주도하는 등 전국 병원학교의 설립을 선도해왔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병원학교 교실 전경./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더팩트ㅣ조채원 기자] 장기 입원이나 통원치료로 학교교육을 받기 힘든 학생들을 위한 서울대학교병원 병원학교(서울대 병원학교) 학생 수가 100명이 넘지만 초·중·고등학생 수업 관리·운영을 담당하는 인력은 2명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 지원도 오히려 줄었다.

2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서울대병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서울대 병원학교에 등록된 학생 수는 총 107명이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 64명 △중학교 26명 △고등학교 1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병원학교 등록 학생 수는 지난해 93명보다 14명, 15.1% 증가했지만 병원학교에 배정된 예산은 2024년 1억3160만원에서 2025년 1억3050만원으로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100여명 학생 수업을 관리·운영하는 실무 인력은 교무부장 1명과 담당교사 1명에 불과하다. 30여명의 자원봉사자 도움 없이는 학교급별·수준별 수업이 사실상 어려운 구조다. 1999년 문을 열어 병원학교 관련 법률 제정을 주도하는 등 전국 병원학교의 설립을 선도해온 서울대 병원학교가 이같이 열악하다.

현행법은 3개월 이상 병원에 입원하거나 통원 치료 등 지속적인 의료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건강장애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해 병원학교 교육을 지원한다. 학습결손 부담을 줄이고 또래 관계를 유지해 정서적 안정을 돕고,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게 목표다. 초등학생은 하루 1과목 1시간, 중·고등학생은 하루 2과목 2시간 병원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면 원래 다니던 학교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교육부가 발간한 '2024 특수교육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병원학교는 35개교, 담당 인력은 48명, 월 평균 이용 학생 수는 426명이다.

정부의 병원학교 지원은 법적 의무사항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교육장 또는 교육감은 병원학교 학급의 설치·운영에 필요한 담당 교원을 배치하고 학생들이 원활하게 학교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심리적·정서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립학교 또는 특수교육기관 수준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내용도 했다.

그러나 서울대 병원학교 예산·인력 실태만 봐도 제도 취지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병원학교가 실효성 있게 운영되려면 정부 차원의 예산·인력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의원은 "전국적으로 봤을 때 담당 인력 대비 업무량이 과도한 병원학교가 이곳 뿐만은 아닐 것"이라며 "특수교육법에 맞는 인력배치(유치원 4명, 초·중 6명, 고교 7명)까지는 하지 못하더라도 학생들이 양질의 교육과 치료를 받고 학교에 복귀할 수 있도록 교육부의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aelo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