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판문점 재회?...APEC 외교전 점점 가열[이우탁의 인사이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 입력: 2025.10.17 00:00 / 수정: 2025.10.17 15:50
정동영 "트럼프 결심하면 APEC 계기 회담 성사 가능성 크다"
6년 전 트럼프 日방문중 트위터 제안, 김정은 화답후 ‘전격 회동'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APEC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말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APEC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말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뉴시스

[더팩트 | 이우탁 칼럼니스트] "트럼프 대통령이 결심한다면 APEC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5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한 발언이다. 여기서 핵심은 ‘트럼프의 결심’이다. 오는 31일부터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외교가의 시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무역전쟁’을 끝낼 담판을 벌일지가 가장 큰 관심사이다. 미중 양국은 현재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면서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고 있다. 그만큼 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또 다른 관심사가 바로 트럼프가 APEC 참석 계기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할 것인가이다. 두 사람은 6년 전에도 ‘깜짝 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북한이 5시간 만에 화답하면서 이튿날 판문점에서 극적인 회동이 성사됐다.

정동영 장관이 ‘트럼프의 결심’을 언급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정 장관은 회담이 열린다는 것을 전제로 회담 장소에 대해서도 "판문점 북측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6년 전처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를 북측으로 초청하는 방식을 염두에 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재회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이 미국의 제안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자 "내가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아주 좋다. 그리고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저는 한국과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지난달 2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하는 데 기초해 우리(북한)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와의 회동에 조건을 내세우긴 했으나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셈이다.

외교가의 시선은 복잡하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굳이 트럼프를 만날 이유가 없어보이지만 트럼프의 결심이 있을 경우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경주 APEC 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 주최국 한국의 외교적 위상을 높이는 이벤트이다. 내년 상하이 APEC 주최국 정상으로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해도 시진핑 주석의 11년 만의 한국 방문은 외교적 의미가 상당하다.

게다가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러시아 국제문제 담당 부총리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방한한다. 경주 APEC을 계기로 한중-한러 관계의 복원 또는 정상화를 위한 기류 조성을 시도하는 것은 한국에 큰 의미로 다가온다. 다만 북한은 트럼프의 제안이 있을 경우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판문점에서 트럼프를 만날 수는 있다는 게 외교가의 기류이다.

‘핵보유국’ 북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한반도 정세의 주도권을 과시하는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회동이 성사되더라도 비핵화라는 핵심 이슈를 다루기 보다는 상징적 이벤트 성격이 강하다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여전히 안갯속인 한미 관세협상 등 다른 변수에 의해 트럼프의 한국 방문 일정이 여전히 유동적인 것도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이래저래 관련국들의 치열한 외교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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