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전후 80년 메시지 발표…"역대 내각 역사 인식 계승"
  • 송호영 기자
  • 입력: 2025.10.10 20:06 / 수정: 2025.10.10 20:06
이시바 총리, 전쟁 막지 못한 이유 설명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굴하지 않아야"
식민지배 반성·사죄 및 한국 언급 없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제2차 세계대전 전후 80년을 맞아 개인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전후 50년, 60년, 70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역사 인식은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7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시바 총리. /신화.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0일 제2차 세계대전 전후 80년을 맞아 개인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전후 50년, 60년, 70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역사 인식은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9월 7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시바 총리. /신화.뉴시스

[더팩트ㅣ송호영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전후 80년을 맞아 10일 개인 명의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일본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후 80년 소감' 모두 발언을 통해 "전후 50년, 60년, 70년 총리 담화를 바탕으로 역사 인식은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들은 전후 50년인 1995년부터 10년 주기로 패전일인 8월 15일을 전후해 각의(국무회의)를 거친 담화를 발표해 왔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각각 전후 50년, 60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혔다.

다만 아베 신조 전 총리는 2015년 전후 70년 담화에서 '과거형' 사과를 했다. 그는 당시 "일본은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총리는 메시지에서 과거 일본이 전쟁을 막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과거 3번의 담화에서 "왜 전쟁을 피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되지 않았다"며 "전후 80년을 맞아 국민과 함께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이 헌법상 '문민통제 제도가 부재했던 점을 강조했다. 그는 "5·15 사건이나 2·26 사건 등 현역 총리를 포함한 (정치인 암살) 사건이 발생해 문민이 군의 정책이나 예산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환경을 크게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이시바 총리는 "정치는 자위대를 다루는 능력과 견해를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현재 문민통제의 제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운용해 나가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굴하지 않는 정치가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시바 총리는 메시지에서 한국 등 침략 전쟁 피해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시바 총리는 메시지에서 한국 등 침략 전쟁 피해국을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뉴시스

이시바 총리는 "이 모든 것의 기반은 역사로부터 배우는 자세"라며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성실함, 타인의 주장을 경청하는 관용이야말로 본래의 리버럴리즘(자유주의)과 건전하고 강인한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는 지금,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평화의 의미를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한다"며 "전쟁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국민과 함께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이번 메시지에서 침략 전쟁에 대한 일본의 책임과 반성에 대한 표현은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나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포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hys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