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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주항공 참사 1년 돼가는데…공항 방위각시설 개선 '제자리'
입력: 2025.10.02 10:21 / 수정: 2025.10.02 10:21

7개 중 4개 공항 '설계 완료'만...제주는 예산도 없어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관련 7개(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제주) 공항을 대상으로 방위각시설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모습. /장윤석 기자
12·29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관련 7개(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제주) 공항을 대상으로 방위각시설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이틀째인 지난해 12월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 모습.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국토교통부가 지난 4월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내놓으며 공항 7개소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연내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설계 완료' 단계에 그쳤고, 제주공항은 예산조차 투입되지 않았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2·29 제주항공 참사 관련 7개(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제주) 공항을 대상으로 방위각시설 개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무안공항으로 착륙하던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가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하고 동체 착륙을 하던 중 활주로 너머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 방위각시설과 충돌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공항시설 안전성을 강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항을 조성하고, 항공사 정비 역량과 정부 항공안전 감독 강화 등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혁신 방안에는 둔덕 형태이거나 콘크리트로 사용된 공항 7개소 방위각시설을 지면 형태, 부러지기 쉬운 경량 철골구조로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김해·사천은 연내 완료를 목표로, 제주는 구조분석 결과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공항에서는 현재 설계 완료 단계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방위각시설 개선 대상은 무안·광주·여수·포항경주 둔덕·콘크리트, 김해·사천 콘크리트, 제주 H형 철골구조 등이다. 포항경주만 개선 공사와 비행검사까지 지난달 29일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출발·도착 운항 편수를 보면 인천공항이 28만2409편으로 1위, 제주공항이 11만2249편으로 2위다. 뒤이어 김포가 8만2089편으로 3위, 김해가 6만6787편으로 4위다. 그밖에 청주와 대구 순이다.

자료에 따르면 운항 편수 2위 공항인 제주는 지난 8월 설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 계획은 내년 일정이다. 투입된 예산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조 특성상 개선 작업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으나, 국내 주요 공항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해공항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2025를 대비한 성토(흙을 쌓는 것) 등 임시 개선 공사가 지난달 25일 마무리됐다. 설계는 마쳤지만, APEC 기간 전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 어려워 임시 개선 공사를 벌인 셈이다.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조종사노조연맹) 등 일각에서는 APEC을 앞두고 땜질식 공사를 진행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행사 일정과 현장 여건 등을 고려해 최대한 안전 확보가 가능한 방향으로 방위각시설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밖에 광주와 사천, 여수, 무안은 설계 완료 단계로 각각 1억원, 9억원, 2억원, 1억원이 공사비로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는 바닥 공사 등이 진행 중이다. 사천은 공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여수는 인허가·계약 절차 중이다. 무안은 유가족 협의 후 시공할 계획이다.

김해와 사천공항은 개선 대상이 각 2개로 첫 번째 시설 개선이 마무리되면 나머지 시설에 공사를 벌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연말까지 방위각시설 개선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조종사노조연맹 관계자는 "사용 빈도가 높은 공항인 제주공항에 예산조차 투입되지 않은 점은 의문"이라며 "현재 제주공항 철골은 위험한 상황이다. 나머지 공항도 신속히 작업을 완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무안공항 방위각시설은 참사 피해 확대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관련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전날(1일) 무안공항 방위각시설 둔덕 관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국토부 전·현직 관계자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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