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금융&증권 >금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물가 안정에도 대출·집값 불안…한은 '조건부 완화' 경고
입력: 2025.10.01 00:00 / 수정: 2025.10.01 00:00

물가 1.7% '저점권'에도 8월 은행권 가계대출 4.2조원 증가
주택가격전망 CSI 두 달 연속 상승, 한은 통화정책 완화 기조


한국은행은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완화 기조를 이어가되 부채·주택 리스크를 면밀히 보겠다는 조건부 완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은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완화 기조를 이어가되 부채·주택 리스크를 면밀히 보겠다는 '조건부 완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물가는 진정되지만 집값 기대는 꺾이지 않고 대출은 다시 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7%로 내려앉은 가운데 같은 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원대 증가로 재가속했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도 두 달 연속 올라 금융불균형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완화 기조를 이어가되 부채·주택 리스크를 면밀히 보겠다는 '조건부 완화' 메시지를 재확인했다.

1일 금융권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9개월 만의 저점권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고, 식료·에너지 제외 근원물가도 1.3%까지 낮아졌다. 2021년 8월(1.9%)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통신요금 인하, 에너지 가격 안정 등이 물가를 눌렀다는 진단이다.

물가만 보면 기준금리 인하 여지는 커진다. 그러나 가계대출은 재가속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8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4조2000억원 늘어 전월(2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그중 주택담보대출이 3조9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체 금융권 기준으로는 4조7000억원 증가해 전월(2조3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늘었다.

수요 심리도 가라앉지 않았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서 8월 주택가격전망 CSI는 111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상승했고, 9월 잠정치는 112로 추가 상승해 '상승 기대'가 두 달 연속 강화됐다. 같은 조사에서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로 2018년 1월 이후 최고 수준 근처까지 올라왔다. 전체 소비심리는 둔화했지만 집값 기대는 두 달 연속 강화된 것이다.

실제 가격 지표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지난달 22일(9월 4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9% 올랐다. 상승세는 34주 연속 이어졌고, 정부의 대출·공급 대책 이후에도 수도권 체감 기대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일각에선 정부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주택담보대출비율(LTV) 관리와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중심의 기대가 유지될 경우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화정책의 메시지도 달라졌다. 한국은행은 9월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해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가되,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물가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며 추가 인하의 시기·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8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도 '완화 여지'를 언급하면서도 주택·가계부채를 이유로 속도조절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황건일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지난달 23일 한은 별관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는 고민이라며 지금 당장 결정하라면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황건일 한국은행 금통위원이 지난달 23일 한은 별관 1층 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 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는 고민"이라며 "지금 당장 결정하라면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아울러 금통위원 개별 발언에선 금융불균형 경계가 한층 분명해졌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지난달 18일 "앞으로 금융안정 상황은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실물 부문 성장세, 부동산 시장 상황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금융 여건 완화(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금융 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거시건전성 정책의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건일 금융통화위원도 지난달 23일 "올해는 시장 기대처럼 한번 정도는 (인하를) 해야 하는데 그게 10월이 될지 11월이 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 당장 금리를 결정하라면 개인적으로는 금융안정에 더 초점을 두고 싶다"고 밝혔다.

물가 안정과 금리 인하 기대가 가처분소득을 받쳐주면 연체 관리에 숨통이 트이지만 자영업·비은행권 취약차주에서 연체가 누적될 경우 금융불균형 우려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 '9월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 금융 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실물·금융 지표가 반영된 금융불안지수(FSI)의 경우 8월 16.5로 7월(17.1)이나 6월(18.3)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주의 단계(12∼24)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완화하되, 시장이 앞서가면 건전성은 더 세지는 조합이 불가피하다"며 "주담대 4조원대 증가와 주택전망 112 같은 수치는 기대가 실제 거래와 대출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 경우 속도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seonyeong@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