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일 인제 스피디움서 토요타 GR 클래스
SUV·세단 차이부터 풀 브레이크·드리프트 체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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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강원 인제군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열었다. 인제 스피디움 트랙에서 참가자들이 토요타·렉서스 차량으로 서킷 주행을 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한국토요타자동차(토요타코리아)가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강원 인제군 인제 스피디움에서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를 열었다.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 레이스와 월드인듀어런스챔피언십(WEC),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세계 무대에서 다져온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철학인 '길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차를 만든다'는 신념을 참가자들이 직접 주행을 통해 확인하는 자리였다.
행사는 이론 교육으로 시작했다. 교육은 현역 프로 드라이버들이 맡았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 전 챔피언 정의철 선수는 "스포츠 드라이빙은 단순히 속도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돌발 상황에서 차량을 제어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트 포지션, 페달 조작, 스티어링 제어법 등 기본기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운전 자세가 제어 능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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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트럭터가 렉서스 차량으로 슬라럼 코스를 시범 주행하고 있다. /황지향 기자 |
첫 기초 주행 교육은 슬라럼 코스였다. 일정 간격으로 세워진 라바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며 차량의 무게중심 이동을 익히는 과정으로 참가자들은 렉서스 NX와 렉서스 ES 300h(ES)에 올랐다. NX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유의 높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덕분에 차체를 안정적으로 지탱했고, 조향 반응이 민첩했다. 반면 ES는 세단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이 주는 안정감을 강조하며 부드럽게 좌우를 오갔다. 참가자들은 두 모델의 성격 차이를 비교하며 같은 코스에서 서로 다른 주행 감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어진 코너링 브레이킹은 평소 도로에서는 해보기 힘든 코너 구간에서의 풀 브레이크를 밟는 체험이다. 단순히 직선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코너에 진입하면서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아 타이어 접지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과정이 핵심이다. 캠리는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도 차체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부드럽게 코너를 이어갔고, RX는 무게감 있는 차체에도 불구하고 사륜구동이 뒷받침돼 안정적으로 라인을 지켰다. 참가자들은 "이런 방식의 제동은 일상에서는 경험하기 어렵다"며 차종별 반응 차이와 동시에 '코너에서 제동을 유지한다'는 스포츠 드라이빙의 개념 자체가 낯설게 다가왔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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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 드라이버가 레인 체인지 코스에 앞서 기초 이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
세 번째 레인 체인지 코스에서는 렉서스 ES와 RX가 쓰였다. 차선 폭만큼 라바콘을 세워 기존 차선을 막아두고 긴급 상황처럼 차선을 변경한 뒤 다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연속 두 차선 변경이라는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ES는 날렵하게 대응했고, RX는 대형 SUV다운 묵직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차체가 크고 무거운 RX는 순간적인 조향 시 약간의 여유가 필요했지만,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이 뒷받침돼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마지막은 서킷 주행이었다. 참가자들은 토요타 프리우스·캠리, 렉서스 ES 300h·RX·LX 700h 등 다양한 차종에 랜덤으로 배정됐다. 직접 탄 차량은 렉서스 LX 700h. 렉서스의 최상위 SUV 모델답게 3.5ℓ V6 트윈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전자 제어 서스펜션을 갖춘 LX는 크기와 무게에도 불구하고 고속 안정성이 두드러졌다. 직선 구간에서는 거대한 차체는 빠르게 가속했고, 연속 코너에서는 묵직한 차체를 끝까지 잡아내는 접지력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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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속에서 진행된 'GR86 택시 드리프트' 체험. 참가자들은 후륜구동 스포츠카 특유의 주행 감각을 동승 체험으로 느꼈다. /토요타코리아 |
서킷 주행을 마친 뒤에는 프로 드라이버들이 'GR86 택시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2.4ℓ 수평대향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갖춘 GR86은 231마력의 출력과 단단한 차체를 바탕으로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매력을 그대로 드러냈다. 비가 내린 젖은 노면에서 이뤄진 드리프트는 긴장감을 더했다. 조수석에 앉아 몸이 좌우로 크게 흔들릴 만큼 강한 압박을 받았지만 차체는 의외로 안정적이었다.
불안감보다는 짜릿함이 먼저 다가왔고 처음 경험하는 운전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차가 미끄러지는 순간에도 제어는 끊기지 않았고, 젖은 노면 위에서 후륜차 특유의 날카로운 감각이 프로 드라이버의 손끝에서 정교하게 풀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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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서스 ES 차량을 이용해 레인 체인지 코스를 체험하는 참가자들. /토요타코리아 |
이날 체험 과정은 토요타가 말하는 철학을 그대로 보여줬다. 슬라럼에서 SUV와 세단의 무게중심 차이를 확인한 경험, 코너링 브레이킹에서 제동과 접지력의 균형을 배운 순간, 긴급 회피 상황을 가정한 레인 체인지에서 확인한 차종별 반응, 그리고 서킷 주행을 통해 대형 SUV의 잠재력을 체감한 경험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차량이 어떤 환경에서 단련되는지를 이해하게 했다. 극한 주행 상황에서 얻은 체험과 데이터가 개발 과정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차가 만들어진다는 메시지다.
토요타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모터스포츠를 단순한 경쟁이 아닌 '차를 단련하는 시험대'로 삼는 철학을 전하고자 했다. 김형준 토요타코리아 이사는 "토요타는 창업주 시절부터 아키오 회장에 이르기까지 모터스포츠를 통해 더 좋은 차를 만든다는 철학을 이어왔다"며 "모터스포츠는 차를 가장 빠르게 단련하고 시험하는 무대이자 인재를 키우는 장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도전의 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극한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를 현장 개발에 반영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차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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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가주 레이싱 모터스포츠 클래스' 참가자들이 인제 스피디움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토요타코리아 |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