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종로구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업부문장(왼쪽부터), 김슬아 컬리 대표, 정경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종로구=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와 컬리가 손잡고 장보기 플랫폼 협업을 본격화했다. 최근 넷플릭스 등 외부 플랫폼과 연합을 늘려 가는 네이버가 이번 협업으로 경쟁 플랫폼과의 서비스 차별성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두 회사는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네이버의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서 컬리의 새벽배송과 프리미엄 상품을 제공하는 '컬리N마트' 서비스에 대해 발표했다.

컬리N마트의 핵심 키워드는 '단골력'이다.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업부문장, 정경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 김슬아 컬리 대표가 차례로 단상에 올라 각자의 전략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부터 대형 브랜드까지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구독·알림 솔루션을 강조했고, 컬리는 큐레이션과 물류 인프라를 결합해 '잘하는 장보기'를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업부문장은 "네이버 쇼핑은 얼라이언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넷플릭스 제휴처럼 컬리 협업도 단골력 강화의 일환"이라며 "상반기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맺어진 단골 관계가 8억명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10억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우버택시 혜택을 추가해 교통과 쇼핑을 연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검색 중심의 비교쇼핑을 넘어 개인 맞춤형 발견 경험을 확대하고 있다"며 AI 쇼핑 에이전트와 자동 가격 관리 서비스를 소개했다. 그는 "추천 상품 클릭률이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단골 스토어 재구매 알림, 블로그·카페 기반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 연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판매자에게는 가격 경쟁력 진단과 배송 속도·고객 만족도를 반영한 종합 평가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행사에 직접 참석해 협업 취지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장보기는 매일 하지만 잘하기는 어렵다. 컬리의 새벽배송과 네이버의 데이터·트래픽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0년간 축적한 냉장·냉동 콜드체인 노하우를 네이버 셀러들에게 개방할 것"이라며 기존 앱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네이버를 통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네이버는 자사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컬리의 상품 경쟁력과 새벽배송 등 물류 인프라를 결합한 '컬리N마트' 서비스를 공개했다. /네이버

현장에서는 과거 신세계와의 협업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네이버 측은 "신세계와의 제휴도 유지 중이지만 이번에는 네이버에서 잘 팔리는 상품과 컬리의 콜드체인을 결합해 더 강한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윤숙 사업부문장은 컬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장보기에서 상품과 물류는 같은 말이다. 신선·콜드체인을 가장 잘하는 업체가 컬리라고 판단했고, 네이버는 적극적으로 구애했다"고 말했다.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건강한 파트너십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장기 협업에 무게를 실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의 지난 6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전월 대비 처음으로 30% 이상 급감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오픈 효과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읻. 또 컬리의 새벽배송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 2만원 이상 무료배송 정책이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다중 파트너 전략이 소비자 동선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본앱과 플러스스토어의 차별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 데다 무료배송과 멤버십 혜택을 앞세운 전략이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질지 확실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초기 반짝 효과를 넘어 장기적으로 충성 고객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수도권을 넘어 전국 단위로 물류를 확장할 수 있는지, 멤버십 기반 무료배송 정책이 수익성과 양립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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