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운 올해 최초 전기차 20만대 판매 달성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유럽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를 앞세운 올해 최초 전기차 20만대 판매 달성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까지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전기차 10만6000대를 판매했다고 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단기간 전기차 1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연간 최다 판매를 달성했던 2023년과 비교하면 약 2개월 빠르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와 기아 EV3, EV4 등 전기차 모델 신차 효과가 본격화하면 올해 유럽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전기차 20만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가 집계한 올해 7월까지 현대차·기아 유럽 전체 판매량은 63만1027대로 전년 동기 실적(65만8162대) 대비 4.1%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 성장세보다 높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7월 유럽 시장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46%다. ACEA에 따르면 같은 기간 유럽 시장(EU+EFTA+UK) 전기차 판매량은 137만6720대다. 전년 동기109만3406대 대비 25.9% 증가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 소형 전기차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대차 인스터는 지난 7월까지 1만5161대가 팔렸다. 코나 일렉트릭(1만6378대)에 이어 현대차 전기차 모델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기아도 보급형 전기차 EV3를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다. EV3는 올해 1~7월 누적 유럽 판매량이 3만9334대로, 기아 유럽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의 약 64%를 차지했다. EV3 인기로 기아의 유럽 시장 전체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51% 늘었다.

기아는 EV3 출시에 힘입어 올해 하반기부터 준중형 전기차 EV4 유럽 판매에 본격적으로 집중한다. 시장 니즈에 맞춰 5도어 해치백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EV4는 기아 첫 유럽 생산 순수 전기차로 지난달 말부터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기아 EV3. /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최근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높이며 독일 전기차 시장 공략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지난 7월 기준 독일 전체 승용차 등록 중 전기차 비중은 17.8%에 그쳤다. 현대차는 전체 판매 28%를 전기차가 차지했다.

기아는 23.1% 전기차 판매 비중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독일에서 2021년 2만6000대, 2022년 3만2000대 전기차 판매를 기록하며 전체 판매 30% 이상을 전기차로 했다. 다만 2023년 들어 유럽 시장 전체 전기차 수요 둔화·차량 수요 감소로 판매량이 소폭 하락했다.

현대차는 오는 8일부터 시작되는 독일 국제 모빌리티쇼 IAA 2025를 통해 신형 전기차 콘셉트 모델을 비롯한 주요 전기차 라인업을 공개하며 독일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신형 전기차 콘셉트 모델은 유럽에서 베스트셀링 전기차로 자리 잡은 EV3와 동급 B세그먼트 크로스오버(CUV) 형태 전기차다. 엔트리 모델 인스터와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 아이오닉 5 사이에 위치해 유럽 내 전기차 판매를 견인할 핵심 모델로 본다.

현대차 인스터는 독일에서 올해 7월까지 누적 6341대 팔리며 그룹 전기차 중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인스터는 경형 SUV 세그먼트 중에서는 유일하게 독일 전기차 누적 판매 15위권에 들어갔다. 소형 SUV 세그먼트 기아 EV3는 5151대를 판매해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독일 시장에서 상품성과 경쟁력을 입증한 현대차·기아 도심형 소형 SUV에 수요를 고려할 때, 현대차가 유럽 전용 전기차 모델로 새롭게 선보일 B세그먼트 차량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본다.

현대차 첫 유럽 생산 기지인 튀르키예 공장은 내년 하반기 현대차 최초 유럽 전략형 전용 전기차 양산을 목표로 전동화 전환 설비 구축에 착수했다. 기아는 유럽 시장에 EV2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속을 강조하는 현지 소비자 니즈와 유럽 도로 사정을 고려한 상품성을 갖춘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며 시장 전동화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고객에게 맞는 상품성과 현지화 전략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