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의 월미도에서] 진보·보수 정치 편향성…국민통합 교육 저해한다
  • 김형수 기자
  • 입력: 2025.08.25 15:59 / 수정: 2025.08.25 17:31
'탕탕절' '천안함 음로론' 교과서에 거론된다면
3선 최 교육감…경력 가린 정치 언행 검증돼야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최교진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으로 첫 출근하고 있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인천=김형수 선임기자]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을 지명했다.

대통령실은 중학교 교사로 교직에 입문한 최 후보자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등 대통령 공약을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임 후보자가 제자 논문 표절과 자녀 조기 유학 위법 시비로 낙마한 지 달포가 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3선 교육감인 최 후보자도 과거 석사 논문 표절 의혹과 음주운전 전력 등으로 후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는 논란이 거세다.

인사권을 쥐고 지역 교육 행정을 이끄는 선출직 교육감에서 국가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임명직 장관에 임용되는 입장은 매우 다르다. 사람을 길러낸다는 교육 정체성이 국가 사회의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 교육감 출신인 최 후보자의 과거 행적이 논란이다. 또 음주운전 전력이 되살아났다. 음주운전 전력은 교원 승진·임용 등 인사제도에서 허용될 수 없는 불문율로 인식돼 왔다. 교육 현장에서도 음주운전은 반사회적 범죄행위라고 가르쳤다. 음주운전에 대한 기존의 관행을 뛰어넘어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점에서 교육계의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교육의 정치 중립은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규정하는 사안이지만 그동안 선출직 교육감 선거가 진영 대결로 귀결되는 현상이 반복돼 왔다. 20여 년전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한 이른바 북한 '미녀 응원단'이 비를 맞는 '김정일 현수막'을 떼어낸 사건은 우상화의 실재를 확인하는 현장으로 기억된다. '경애하는 장군님' 초상이 비에 젖는 모습에 격분한 북한 청년들의 해프닝이었다. 북한의 우상화 세뇌에서 자란 청년들의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드시고… 구름을 타고 다니시며…' 등 북한 교과서에 등장하는 황당무계한 내용이라도 태어나면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한 세뇌교육이 자연스럽게 막강한 힘을 발휘한 것이다. 우리 교육에서도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로 상징된 '이승복'이 있었다. 교육의 영향력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객관적으로 정당화 된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객관적 보편성과 중립성을 전제로 한다고 하지만 지배집단의 이데올로기가 반영된다는 비판적 시각도 우세하다.

최 후보자가 NL 계파에 기초한 정당을 옹호하고 '김정은 대장은 위인'이라고 찬양한 단체를 지지하고 후원했다는 과거 행적에서 친북 대북관을 의심받고 있다.

인간의 개성을 지배하는 국민으로서의 사명감, 애국심, 민족주체성 등이 변함없이 교육의 기능으로 강조되고 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국가관이다. 최 후보자가 편향적 교육 방침에 얼마나 관여해 왔는가도 궁금하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12월 말 최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석한 후 '잘가라 병신년'이라고 SNS에 적었다. 장애인과 여성을 비하하는 최 후보자의 교육관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교육은 신체적 장애 여부와 성차별적인 요소가 은연 중 지식의 선정 기준으로 작용되는 것을 거부한다. 또 최 후보자는 2019년 페이스북에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10·26을 '탕탕절'이라고 희화화해 품격을 잃었다.

2013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음로론 제기 등 3선 교육감이라는 화려한 경력에 숨어 있는 교육가로서의 과거 정치적 언행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금도를 넘었다는 여론이다. 최 후보자가 천안함 피격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사실에 근거해 밝혀야 한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끼친 요인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교육 권력에 있다는 분석이다. 정당한 기회를 박탈당한 교육계와 청년들의 여전히 싸늘한 입장에도 최 후보자가 서 볼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최 후보자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유초중고 교육과 대학교육이 이제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나로 쭉 연결돼있다"며 "대학교육협의회 등 대학 전문가들과 더 적극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다음 달 초에 예정된 인사청문회 때 최 후보자가 일부 표현에 대해 "사과할 건 사과하고 경위를 소상히 밝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다양한 교육 현장 경험과 행정 역량이 정치적 언행에 부딪쳐 갈 길이 순탄치 않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후보자다.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면 교육의 미래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 후보자가 교육의 당파성이나 편향성에서 자유로운 인물이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의심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치라도 '탕탕절', 천암함 음모론 등의 의식이 교과서 등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

국민통합이 시급한 현실에서 어느 쪽이든 지나친 편향 국가관으로는 백년대계를 이끌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서 독선적인 주장이 향후 정치적 교육 행위로 나타나지 않도록 진솔한 해명과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infac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