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2분기 영업익 451억원…전년비 26.8% 줄어
해외 매출 비중, 상승했으나 여전히 1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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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가 올해 2분기 연결 매출액 9020억원, 영업이익 451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라면 3강 체제 속에서 오뚜기가 실적 부진에 빠졌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해외 수출을 중심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키우는 반면 오뚜기는 높은 내수 의존도 속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뚜기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9020억원, 영업이익은 45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6.8% 감소했다. 오뚜기 측은 판관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매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로 범위를 확대하면 실적 하락은 더욱 뚜렷하다.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1조8228억원, 영업이익은 102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3.9% 줄었다. 순이익은 674억원으로 25.8% 감소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익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해외 매출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매출 성장의 주요인으로 내수 냉장·냉동 제품(만두, 피자, 냉장면 등) 판매 확대와 해외 수출 증가를 꼽았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오뚜기 해외 매출은 19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늘었으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8%로 1.3%포인트 상승했다. 그러나 삼양식품(80%), 농심(38%)에 비해서는 현저히 낮다. 지난 1988년부터 해외 수출을 시작한 오뚜기는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10% 초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은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으며 유럽법인도 출범 1년 만에 외형을 두배 이상 키웠다. 이에 삼양식품 2분기 매출액은 5531억원, 영업이익은 120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0%, 34% 증가했다. 해외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한 4402억원이다.
농심은 2분기 영업이익이 4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으나 최근 그룹 블랙핑크가 과자 바나나킥, 너구리, 안성탕면 등을 언급하며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북미·중국 수출이 확대되며 힘입어 상반기 누적 매출 1조7608억원을 달성했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38%에서 61%까지 끌어올린다는 '비전2030'을 제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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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뚜기가 역대 오뚜기 출시 라면 중 가장 매운 '더핫 열라면'을 출시한다. /오뚜기 |
해외 진출의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오뚜기는 매운맛을 강조한 신제품 '더핫(THE HOT) 열라면'을 출시했다. 영양고추에 베트남하늘초, 캐롤라이나리퍼,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등을 더한 이 메뉴는 열라면(5013SHU·스코빌 지수) 대비 약 1.5배 매운 7500SHU로 역대 오뚜기 출시 라면 중 가장 맵다.
최근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매운 라면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매운맛 마니아층은 물론 새로운 맛을 찾는 젊은 소비자층까지 폭넓게 공략하며 국물라면의 매운맛 라인업을 강화한다. 다만 아직 해외 수출은 계획에 없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는 27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해외 계획은 아직"이라고 말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 오뚜기는 하반기 미국·베트남·뉴질랜드 법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선다. 올해 상반기 오뚜기 미국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22.6%, 베트남 법인은 14.9% 성장하자 이같은 분위기를 하반기에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조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이를 위해 매년 2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야 한다.
오뚜기는 이를 위해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과 유통 채널 내 취급점 확대, 매대 가시성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주지역은 리테일·이커머스 파트너십을 중심으로 판매 지속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할랄 인증을 받은 진라면이 하반기 내 순차적으로 입점해 매출 및 이익 상승을 꾀한다.
내수 의존도가 높은 오뚜기는 국내에서도 수익성 방어 전략을 병행한다. 하반기에는 제품·채널 믹스 개선, 프로모션 효율화, 구매·물류 최적화, 제조 수율 및 에너지 효율 개선, 선별적 비용 집행 등을 통해 수익성 기조를 강화한다. 다만 구체적인 목표 수치나 일정은 미공개 상태다. 오뚜기 관계자는 "중요한 변화는 관련 법규에 따라 공시를 통해 안내드리겠다"며 "품질과 공급 안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양식품과 농심은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며 해외 주도형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오뚜기는 비교적 내수 집중·보수적인 전략을 고수해온 만큼 해외 시장에서 확실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