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는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인력난 해소와 주민 교통편의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마을버스 운수종사자(운전기사) 처우개선 사업'이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금천구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 금천구가 마을버스 운전기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시행한 '운수종사자 처우개선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인력난과 운행 감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울시 대부분 자치구와 달리, 금천구는 운전기사 수와 운행 대수가 모두 증가하며 지역 교통의 안정성을 회복 중이다. 기사 처우 개선과 신규 인력 양성을 동시에 추진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금천구는 올해 5월부터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한 마을버스 운전기사에게 월 30만 원씩, 분기별 90만 원의 처우개선비를 지급하고 있다. 마을버스는 주요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주택가나 언덕길을 연결하는 생활형 교통수단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기사 이탈이 급증하며 배차 간격 확대, 노선 단축 등 주민 불편이 심화돼 왔다.

정책 시행 이후 금천구의 마을버스 기사 수는 2024년 말 기준 131명에서 2025년 7월 현재 152명으로 16% 증가했다. 운행 차량도 같은 기간 58대에서 67대로 늘었다. 특히 기사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 어려움을 겪었던 금천01번 노선은 처우개선비 지급과 전기버스 도입 등의 조치를 통해 정상화 추세에 들어섰다.

신규 인력 확보를 위한 '운수종사자 양성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금천구는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한 지 1년 미만인 예비 운전자를 대상으로 5일간의 이론 및 실습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교육을 이수하면 법적으로 요구되는 ‘1년 이상 운전 경력’이 면제돼 빠르게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

금천구의 이러한 행보는, 마을버스 운행이 줄어드는 서울시 전반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윤영희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이 중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 마을버스의 평일 평균 운행 횟수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6.13% 감소했다. 강서구(-22.5%)와 강동구(-19.4%)처럼 감소폭이 큰 지역도 있으며, 관악구 등 일부 자치구는 평일 운행을 줄이고 주말에 몰아 배차해 실적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 중이다. 서울마을버스조합은 "승객 감소, 기사 이탈, 자치구별 지원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금천구의 기사 수 증가와 운행 확충은 예외적이다. 그러나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처우개선비는 전액 구비로 충당되며, 연간 3억8400만원 규모의 예산이 소요된다. 구 재정 여건이나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금천구 관계자는 "올해 5월부터 연말까지 3억84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라며 "내년도 예산은 아직 편성 전이지만, 예산을 잡을 때 해당 정책의 효과성과 필요성을 어필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기사분들이 계속 유입되고, 마을버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예산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마을버스 운전기사의 처우 개선은 곧 주민 교통 편의와 직결된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마을버스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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