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매각·고용 승계 요구…실사 협조 없으면 가교보험사 설립 지연 지속
![]() |
| MG손해보험 노조가 전직원 단식농성을 단행하면서 가교보험사 설립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MG손해보험의 계약을 5개 보험사로 이전하면서 중간 단계인 '가교보험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MG손보 노조가 전직원 단식 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노조가 MG손보의 정상 매각과 고용 승계를 요구하면서 금융당국과의 타협의 여지를 주지 않는 모습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노조와의 협의를 지속하면서 가교보험사 설립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산하 MG손해보험지부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오는 30일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서 'MG손해보험 전직원 집단 단식 농성 돌입 선포 조합원 총회 및 투쟁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G손보 노조는 MG손보의 정상 매각과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금융당국의 가교보험사 설립을 반대해오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노조 지도부인 이재진 위원장과 배영진 지부장이 보름 넘게 단식노숙투쟁을 하고 있다.
가교보험사는 부실에 빠진 보험사의 계약·부채·자산을 인수해 계약자 피해 없이 운영하다가, 이후 건전한 보험사로 이전하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보험사다. 금융당국은 가교보험사를 설립한 뒤, 순차적으로 5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KB손보·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계약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면 구조조정도 함께 이루어지기에 노조가 요구하는 고용 승계가 불투명해진다. MG손보는 입직원 521명, 전속설계사 460명이 있다. 가교보험사 설립시 약 10% 내외의 필수 인력만 가교보험사에 재고용될 전망이다. 보험계약이 이전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임시 계약직일 가능성이 높다.
MG손보 노조는 "MG손보 전직원들이 집단 단식농성에 돌입해 일자리와 가족들의 생존권을 송두리째 빼앗길 위기에 처한 절박한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재정건전성이 너무 부실해 가교보험사 설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MG손보의 보험금지급여력비율(K-ICS)은 -18.2%로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한참 밑돌고 있으며, 순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1253억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당기순손실도 -143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재매각을 추진하더라도 MG손보의 재정건전성이 나쁘다보니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MG손보는 지난 2023년 예금보험공사 주관으로 3차례 공개입찰을 시도했으나 모두 유찰됐으며, 2024년에도 재공고를 올렸으나 입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지난해말에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올해 초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인수가 무산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교보험사는 신규 영업이 가능한 '개방형'과 신규 영업을 하지 않는 '폐쇄형'이 있는데, 현재 신규 영업을 중단한 것을 감안하면 폐쇄형이 유력하다"면서 "이는 매각보다는 계약이전을 통한 정리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노조와의 협의를 진행하면서 가교보험사 설립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가교보험사와 관련해 추가로 나온 사안이 없다"면서 "노조와 협의를 지속하며 가교보험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