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불꽃야구', 영상 삭제→채널 폐지 위기…아쉬움은 시청자 몫
  • 최수빈 기자
  • 입력: 2025.06.02 10:00 / 수정: 2025.06.02 10:00
JTBC와 스튜디오C1 갈등 지속
계속된 영상 차단에 시청자들 불안 격화
스튜디오C1이 제작한 불꽃야구가 위기를 겪고 있다. /스튜디오C1
스튜디오C1이 제작한 '불꽃야구'가 위기를 겪고 있다. /스튜디오C1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유튜브 예능 '불꽃야구'가 연이은 영상 삭제와 함께 채널 폐지 위기에 놓였다. JTBC와의 저작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가장 큰 피해는 프로그램을 기다려온 시청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법적 공방이 치열해지는 사이 시청자들의 바람은 단 하나다.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볼 수 있냐'는 것이다.

2022년 첫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는 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 '최강 몬스터즈'와 전국의 야구 강팀이 펼치는 양보 없는 대결을 그린다. 최강야구'는 실제 프로 경기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승부와 감동적인 서사로 화제를 모았고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시즌3까지 방영됐다.

'불꽃야구'는 '최강야구'를 시즌3까지 제작한 스튜디오C1(이하 C1)이 JTBC와 결별한 이후 독자적으로 선보인 유튜브 콘텐츠다. JTBC는 시즌4부터 별도 제작진과 함께 자체 제작에 돌입했고 C1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불꽃야구'를 공개하며 시청자들과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었다. 특히 1화는 최초 공개 58분 만에 동시 시청자 10만 명을 넘기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불꽃야구'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 JTBC가 '최강야구'와 유사한 포맷을 근거로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며 유튜브에 반복적으로 콘텐츠 삭제를 요청했고 현재까지 4화 중 모든 회차가 유튜브에서 차단됐다. 영상에 접속하면 '이 동영상은 저작권 침해 신고로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문구만 남아있다. 유튜브는 저작권 경고가 재차 누적될 경우 채널 자체를 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불꽃야구'의 존폐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와 스튜디오C1이 제작한 불꽃야구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JTBC
JTBC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와 스튜디오C1이 제작한 '불꽃야구'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JTBC

이번 갈등은 단순한 포맷 유사성을 넘어 JTBC와 C1의 분쟁에서 비롯됐다. 이는 '최강야구' 트라이아웃(팀 합류 기회를 얻기 위한 실력 평가 테스트) 진행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제작비 과다 청구 문제까지 맞서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JTBC는 "C1이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대의 제작비를 과다 청구했다"고 주장하며 증빙자료를 요구했지만 C1의 장시원 PD는 "제작비 내역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고 맞섰다. 이후 JTBC는 C1 편집실 서버를 차단했고 C1은 JTBC를 무단 침입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JTBC는 별도 제작진과 함께 '최강야구' 시즌4 제작에 착수했고 장 PD는 '불꽃야구'를 새롭게 기획했다. 이에 JTBC는 "C1이 JTBC '최강야구' 유사 콘텐츠로 직관 경기를 개최하는 등 저작재산권 침해 행위를 지속한 데 따른 조치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PD는 "'최강야구'로 명명된 야구 프로그램에 관한 아이디어가 저작권의 보호 대상이 된다면 그 저작권은 창작자인 C1에 있다"며 "JTBC가 가지고 있는 권리라고 하는 것은 촬영된 영상물에 대한 저작권을 OTT 판매, 재전송 등을 목적으로 원시 저작권자인 C1으로부터 이전받은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불꽃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스튜디오C1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영상 캡쳐
'불꽃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스튜디오C1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영상 캡쳐

유튜브에 업로드된 영상이 삭제되자 C1 측은 "즉시 이의제기를 신청했다. 반론 제기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영상을 복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명확한 법적 판단 없이도 영상 시청을 막을 수 있는 유튜브의 구조를 이용한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될 영상도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31일 기준 4회까지 모든 영상이 삭제 처리됐다. 댓글창에는 "유일한 낙인데 편하게 볼 수 있게 놔둬 달라" "우리의 야구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우리의 야구를 뺏어가지 말아달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제작사 간 갈등과 책임 공방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가된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은 법적 승패의 결과가 아니라 꾸준한 시청 환경과 감동의 지속이다. 장 PD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야구는 팬들의 것이다"라고 말했다. 야구도, 예능도. 결국은 팬과 시청자들의 것이어야 한다.

'최강야구'를 비롯해 '불꽃야구'까지. 이 두 프로그램은 단순한 야구 예능 그 이상이다. 팬들이 함께 호흡하고 출연진과 감정을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프로그램의 존속 여부가 제작사 간 분쟁에 달려 있는 지금, 그 안에서 울고 웃는 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꽃야구'는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스튜디오C1 채널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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