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샘 윌슨이 스티브 로저스에게 방패를 건네받고 2대 캡틴 아메리카로 극장가에 출격했다.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은 그가 비브라늄 날개를 탑재한 수트를 입고 펼치는 액션신은 눈을 뗄 수 없는 속도감과 위압감을 주지만, 그 외의 인상 깊은 활약은 찾아보기 어려워 아쉬움을 자아낸다. 첫 등장은 신선했으나 스티브 로저스의 존재감을 지울 정도의 매력은 없었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다.
지난 12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감독 줄리어스 오나)는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해리슨 포드 분)와 재회 후, 국제적인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된 샘(안소니 마키 분)이 전 세계를 붉게 장악하려는 사악한 음모 뒤에 숨겨진 존재와 이유를 파헤쳐 나가는 액션 블록버스터다.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에게 방패를 건네받고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난 샘 윌슨은 새로운 팔콘인 호아킨 토레스(대니 라미레즈 분)와 함께 도둑맞은 아다만티움 광석의 샘플을 되찾고 인질을 구한다. 성공적으로 작전을 끝내고 백악관에 초청받은 샘 윌슨은 호아킨 토레스와 또 다른 친구 이사야 브래들리(칼 럼블리 분)와 함께 방문한다.
장군에서 대통령이 된 새디우스 로스는 새로운 광물 아다만티움을 둘러싼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샘 윌슨에게 서로 견해가 달랐던 과거에서 벗어나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함께하자며 캡틴 아메리카로서 군에 정식으로 복직하기를 제안하고, 샘 윌스는 이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들이 같이 자리를 하던 중 갑자기 과거 슈퍼 솔져였던 이사야 브래들리가 새디우스 로스를 공격하는데, 이후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이사야 브래들리를 본 샘 윌슨은 친구의 결백을 밝히고 사건의 배후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그는 새디우스 로스에게 개인적으로 원한을 품은 새뮤얼 스턴스(팀 블레이크 넬슨 분)를 마주한다.
2011년 개봉한 '퍼스트 어벤져'로 시작된 캡틴 아메리카의 시리즈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번에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1대 캡틴 아메리카 스티브 로저스를 연기했던 크리스 에반스가 하차한 후, 샘 윌슨 역의 안소니 마키가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로 활약하는 첫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전 세계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샘 윌슨이 스티브 로저스와 가장 큰 차별점은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았다는 점이다. 평범한 인간이었기에 피나는 노력으로 미션을 수행한 그는 타고난 직감으로 전략을 세우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무기로 삼으면서 빠른 판단력과 전술적 사고를 보여준다.
하지만 방패의 무게와 슈퍼 솔져 혈청 없이 마주해야 하는 강력한 적들 그리고 자신의 존재를 계속 증명해야 된다는 부담감 등이 여전히 샘 윌슨의 어깨를 짓누른다. 이렇게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매 순간 고뇌하는 그는 단순한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리더의 면모를 계속 보여주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 큰 공감과 응원을 하게 만든다.
그런 샘 윌슨은 모든 기능이 탑재된 비브라늄 날개가 달린 수트를 입고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신을 보여준다. 그는 팔콘이던 시절부터 시그니처로 선보였던 날개를 펼치며 바다를 가로지르는 활강 액션과 스피디한 고공 전투로 빠른 속도감을 선사한다. 또한 수트의 날개를 날카로운 검처럼 사용하는가 하면,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벽돌을 드는 등 주변 지형지물을 활용한 액션신으로 색다른 볼거리를 선보인다.
이번에 MCU에 새롭게 합류한 해리슨 포드는 새디우스 로스이자 레드 헐크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다만 작품의 가장 큰 관전포인트이자 클라이맥스에서 펼쳐지는 샘 윌슨과 레드 헐크의 맞대결은 생각보다 싱겁게 막을 내려 짙은 아쉬움을 남긴다.
막강한 파괴력과 능력을 지닌 레드 헐크를 무너뜨리는 건 그의 손에 안착한 벚꽃잎과 샘 윌슨의 진심 가득한 호소다. 인류애와 동료애로 똘똘 뭉친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다운 행동이지만, 이를 보고 있는 관객들의 마음까지 울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다소 아쉬운 퀄리티의 CG도 몰입도를 떨어뜨린다.
이렇게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는 새로운 캡틴 아메리카를 내세우면서도 시리즈 고유의 정치 스릴러 요소와 타격감 넘치는 첩보 액션을 바탕에 깔면서 익숙함 속 신선함을 꾀했다. 하지만 작품은 예상가면서도 무겁게만 흘러가고, 많은 대립 관계와 여러 요소를 녹여내려니 보는 이들이 따라가기 버겁기만 하다. 또한 슈퍼 솔져 혈청을 맞지 않은 캡틴 아메리카 나름대로 고군분투하지만 스티브 로저스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지우지 못한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러닝타임은 118분이다. 쿠키 영상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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