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전경련 재가입 논의' 임시회의 개최
이찬희 위원장 "복귀 시 정경유착 고리 끊을 수 있을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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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열린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초구=이성락 기자 |
[더팩트ㅣ서초구=이성락 기자] 삼성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재가입 논의가 시작됐다.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은 재가입 논의와 관련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준감위는 16일 낮 12시 30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서 임시회의를 시작했다. 오는 22일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전경련 재가입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소집했다. 준감위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계열사의 전경련 복귀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준감위는 이사회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외후원금 지출 등에 관해 이사회 승인 전 검토하고 준법 의무 위반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준감위에서 전경련 재가입 허가가 날 경우 5개 계열사는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복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며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후 한국 재계의 맏형 역할을 해왔던 전경련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특히 2016년 당시는 500억 원에 달하는 연간 회비의 70% 이상을 4대 그룹이 부담하고 있을 때라 이들의 탈퇴는 치명상이었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부 시절 내내 적폐로 낙인찍혀 주요 행사에서 배제되는 이른바 '패싱 굴욕'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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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 내릴 경우 SK와 현대차, LG도 같은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성락 기자 |
전경련은 부활을 꿈꾸고 있다. 오는 22일 임시총회를 열어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하고, 전경련 명칭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꾸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인데, 한경협으로 새 출발하는 시점에 맞춰 4대 그룹의 복귀를 노리고 있다. 전경련은 그간 4대 그룹 재가입을 성사시키기 위해 물밑 설득 작업을 펼쳐왔다.
준감위 회의를 거쳐 삼성의 전경련 재가입이 현실화된다면 SK와 현대차, LG 등 다른 기업들의 재가입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준감위 논의 결과가 사실상 4대 그룹의 전경련 복귀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준감위가 조건부 승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전경련에 기금 출연을 할 때 추가 승인을 거치는 등 절차를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날 이찬희 위원장은 임시회의 참석 전 취재진과 만나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다. 위원들의 의사가 결정되기 전에 위원장으로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기 어렵다"며 "자유로운 상황에서 다른 위원들과 의사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가입 조건에 대해서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며 "어떠한 맹목적인 찬성이나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니라 이번 저희 검토를 계기로 국민 경제 발전과 삼성의 건강한 준법 경영이 확립될 수 있는, 그러한 결정을 내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ocky@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