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완전 인상' 초읽기…콘텐츠 부족도 해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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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의 구독 해지가 쉬워질 전망인 가운데 다음 달 요금 인상을 앞두고 회원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넷플릭스 로고 |
[더팩트|한예주 기자] 넷플릭스의 구독 해지가 한결 쉬워질 전망이다. 이용 해지가 까다롭고, 파격적인 할인을 내세워 해지하려는 사람을 붙잡는 방식으로 기존 구독자를 차별해 불만이 속출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넷플릭스가 다음 달 기존 이용자 요금을 전격 인상한다. 콘텐츠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넷플릭스가 이용 요금 인상을 강행하면서 일각에서는 회원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는 OTT 이용자의 청약 철회를 방해해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한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웨이브, KT 시즌, LG유플러스 모바일TV 등 5개사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총 1950만 원을 부과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운영하는 구글이 700만 원, 넷플릭스가 350만 원, 나머지 3개사가 300만 원의 과태료를 물게 됐다.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온라인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구매를 취소하고 구매 금액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5개 OTT 업체는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청약 철회 조건을 정했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는 "한 달을 채우지 않고 해지하는 경우 남은 기간에 대한 금액은 환불해주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공정위는 "5개사가 거짓·과장된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려 청약 철회를 방해함으로써 소비자 권리 행사를 포기하게 했다"며 "지난달 공정위 'ICT전담팀'을 확대 개편해 출범한 '디지털시장 대응팀'이 이번 사안을 점검·관리할 예정으로, 앞으로도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 소비자 권익이 두텁게 보호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다음 달 넷플릭스가 일제히 요금 인상에 나선다는 점이다. 다음 달 1일부터 기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월 구독료로 스탠다드 1만3500원, 프리미엄 1만7000원을 지급해야 한다. 기존에는 각각 1만2000원, 1만4500원이었다. 스탠다드 요금제와 프리미엄 요금제 인상률은 각각 12.5%, 17.2%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는 지난해 선보인 한국 콘텐츠 '오징어 게임'처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속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규 구독자를 추가할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존 구독자들의 이탈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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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스페셜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약 5년 만의 첫 가격 인상임에도 넷플릭스 구독료가 당초 경쟁사 대비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 분위기다. 경쟁사인 웨이브와 티빙 모두 월 구독료가 7900~13900원으로, 티빙의 경우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하면 0~90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실제 요금 인상에 대한 반발로 회원들의 이탈이 발생하면서 넷플릭스 이용도 주춤한 바 있다. 지난해 결제금액은 10월 804억 원에서 11월 768억 원, 12월 745억 원으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3개월 간 넷플릭스의 유료결제자 수 역시 10월 538만 명, 11월 507만 명, 12월 477만 명으로 하락세를 걸었다.
이용자들은 이번 가격 인상이 주기적인 구독료 상승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넷플릭스 이용자들은 "안 그래도 비쌌는데 더 오른다더라", "요즘 넷플릭스를 켜도 볼 게 없다", "이렇게 계속 오를 것 같아서 구독 취소 합니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앞서 북미지역에서 일 년 만에 추가적인 가격 인상에 들어가기도 했다. 지난 2007년 서비스 출시 당시 7.99달러였던 북미지역의 스탠다드 요금제는 2016년 9.99달러, 2017년 10.99달러, 2019년 12.99달러, 2020년 13.99달러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올해 초에도 가격이 오르면서 현재 미국에서의 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제 가격은 15.49달러가 됐다. 캐나다의 경우 16.49캐나다달러다.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이 OTT 업계의 릴레이 가격 인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실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운영하는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존 2900원의 쿠팡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으로 올렸다. 아마존프라임도 이날 멤버십 연간 회비를 기존 119달러에서 139달러로 17% 인상하기로 했다. 월 구독료도 기존 12.99달러에서 14.99달러로 오른다. 신규 회원은 이달 18일부터, 기존 회원은 다음달 25일 이후부터 새로운 요금제가 청구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지금 우리 학교는'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킬러 콘텐츠 부족 문제는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라며 "최근 소비자들이 구독 서비스의 요금 문제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는데, 기본 3~4개 이상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요즘 소비자들이 넷플릭스의 콘텐츠 가뭄과 요금 인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j@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