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GV·왓챠 업무 협약 체결…넷플릭스 영화 극장 개봉[더팩트 | 유지훈 기자] 영화계의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객 수는 급감하고 반대로 OTT는 승승장구다. 대작들도 영화관이 아닌 OTT를 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고심 끝에 극장이 택한 것은 OTT와의 경쟁이 아닌 상생이다.
멀티플렉스 CJ CGV는 지난 10일 토종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TV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왓챠와 포괄적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영화 관련 온·오프라인 플랫폼이 함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전 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CGV는 그동안 관객이 어떤 작품을 선호해왔는지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영화 시장의 영향력이 극장과 OTT로 양분됨에 따라 온라인에서의 작품 선호와 관련된 데이터가 필요해졌고 왓챠와 손을 잡게 됐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데이터를 접목해 흥행 예측 정확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왓챠도 얻어가는 것이 있다. 주로 개인에 맞춰져 있던 추천 기능을 확대해 오프라인 극장에서도 추천한 작품이 통하는지 실험해볼 수 있게 됐다. 또한 당장은 아니지만 왓챠 플랫폼 내에서만 소비되어 왔던 오리지널 작품을 널찍한 스크린에 거는 것 역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상영을 두고 계속됐던 글로벌 OTT 넷플릭스와 극장의 스크린 이권 다툼도 매듭을 지었다. 2017년 넷플릭스가 '옥자'를 극장과 동시 상영하겠다고 밝혔을 때 CGV와 롯데시네마는 "허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지켜왔다. 이 여파로 '옥자'는 190여 개인 극장에서만 상영됐다.
영화관 업계 1·2위인 CGV와 롯데시네마는 지난 11일 넷플릭스 영화 상영을 결정했다. '옥자' 논란 이후 3년여 만이다. 동시 개봉이 아닌 2주 동안 스크린에 걸리고 난 후 넷플릭스에 공개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이미 넷플릭스 영화 '힐빌리의 노래'(감독 론 하워드)가 지난 11일 개봉했으며 24일부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기대작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개봉을 미뤄왔다. 이 과정에서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 '콜'(감독 이충현) 등 2020년 개봉을 예정했던 수많은 작품이 넷플릭스를 통한 공개를 택했다. 이는 결국 극장가의 콘텐츠 부족 현상으로 이어졌다. 볼만한 작품이 없으니 관객들의 발길은 점점 뜸해졌다.
구독료가 주 수입원이었던 OTT는 수익구조의 다양화를 위해 오리지널 작품의 극장 상영 의지를 보여왔다.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극장가와 OTT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타협점을 찾은 셈이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넷플릭스 영화가 상영된다는 것은 아니다. 배급사와 합의만 잘 된다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는 언제든 상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 영화의 오프라인 상영은 계속된다.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하고 할리우드의 명장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연출을 맡은 '맹크'가 오는 18일 개봉한다. '힐빌리의 노래'와 같이 개봉 2주 후인 내달 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OTT와 기존 극장이 상생하는 생태계가 형성된 셈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과거에는 OTT와 극장의 경쟁 구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키워드는 공존"이라며 "누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게 될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코로나19로 시장이 어려워진 상황이라 무엇보다 영화를 향한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먼저가 됐다. 나중에는 OTT가 영화 콘텐츠를 지탱하고 영화관은 기존 상영방식과 더불어 스크린X, 4DX 등과 같은 특별한 체험을 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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