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심 동료 교수 증언…"상장 주는데 교수들 모두 동의"[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동료가 학교에서 어머니를 도와 봉사활동을 하는 조민 씨를 여러번 봤다고 증언했다. 교수들과 협의 하에 급여 대신 상장을 주게 됐지만, 총장이 상장 발급을 승인했는지는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속행 공판에는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 강모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강 교수는 2012년 여름방학 때 동양대에서 조씨를 여러번 봤고, 어머니 정 교수를 도와 어학교육원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동양대에서 봉사활동을 한 적 없음에도 허위로 표창장을 발급 받아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했다는 공소사실과 배치되는 증언이다.
강 교수는 "2012년 여름방학에 조씨를 여러번 봤다"며 "인문학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교수들의 사랑방 격인 입학처장실에서도 조씨를 만나 '엄마도 도와주고 예쁘고 기특하다'고 칭찬했다"고 기억했다. 다만 조씨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본 적은 없고, 정 교수에게 "인력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딸이 도와줘서 다행이다"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조씨는 최성해 당시 동양대 총장을 만난 뒤 입학처장실을 방문했다. 최 전 총장은 조씨를 유난히 예뻐해 용돈을 주고, 조씨의 사진을 가지고 다니며 "며느리 삼고 싶다"는 말을 공연히 했다고 강 교수는 기억했다.
강 교수는 조씨의 표창장 발급은 동양대 교수들이 모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급여를 주려 했지만, 표창장을 주는 것이 조씨와 학교에게 서로 더 바람직한 일인 것 같아 표창장을 줬다는 설명이다.
조씨의 어머니 정 교수 역시 최 전 총장에게 매우 신임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강 교수는 "원어민 교수 채용도, 연봉도 정 교수 본인이 결정했다. 최 전 총장이 전권을 위임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문제는 조씨의 표창장은 최 전 총장의 직인이 찍힌 총장 명의 표창장이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총장에게 직인 사용을 허락 받았는지 묻는 검찰의 질문에 "모 학과 조교는 직인을 그냥 '쿵쿵쿵' 찍었다는데, 이게 학과 직인인지 총장 직인인지 모르겠다"며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총장 명의 및 직인 사용 승인권을 위임 받았냐는 질문에는 "입학처는 가능하다"면서도 "각 단과대에서 총장 직인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 총무과에서 받아와야 한다"고 답했다. 조씨가 일한 어학교육원이나, 정 교수가 속한 교양학부에 전결권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취지다.
증인신문 말미 강 교수는 검찰의 조사가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이 사소한 일 때문에 수사대상이 되고, 사회적 지탄을 받아 안타까웠다는 심경을 전했다.
강 교수는 "지방 학교 살려보자고 교수님들이 굉장히 열심히 일 했는데, 학교를 위해 봉사한 교수와 직원들의 선의가 지탄받을 줄 상상도 못했다 좋은 뜻으로 한 일인데 아무도 제 얘기를 안 들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선의가 무너지는 걸 보고 기분이 언짢았다. 제가 수업하는데도 수사관이 서서 감시하고, 교육자로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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