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뮬란'·'테넷', 韓 상륙…기대와 과제 사이
  • 유지훈 기자
  • 입력: 2020.08.25 05:00 / 수정: 2020.08.25 05:00
할리우드 외화 테넷(왼쪽)과 뮬란이 각각 오는 26일, 오는 9월 10일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두 작품 모두 수 차례 개봉이 미뤄져왔으나 더 이상의 연기 없이 스크린에 걸릴 전망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할리우드 외화 '테넷'(왼쪽)과 '뮬란'이 각각 오는 26일, 오는 9월 10일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두 작품 모두 수 차례 개봉이 미뤄져왔으나 더 이상의 연기 없이 스크린에 걸릴 전망이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美 블록버스터로 관객 회복세 유지해야"[더팩트 | 유지훈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두 작품이 연이어 스크린에 걸린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예정됐던 신작 가뭄 속 단비다. 하지만 아직 확산세가 거센 만큼 두 작품의 개봉에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오는 26일, '뮬란'(감독 니키 카로)은 오는 9월 10일 국내 개봉한다. 두 작품 모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오랜만에 극장에서 상영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다. '테넷'은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미래의 공격에 맞서 현재 진행 중인 과거를 바꾸는 과정을, '뮬란'은 뮬란이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여자임을 숨기고 적들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이야기를 담는다.

'테넷'은 당초 북미에서 지난 7월 17일 관객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같은 달 31일로 연기했고 8월 12일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미국 주요 지역에서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9월 초로 개봉을 확정 지었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24개국에서 이보다 빠른 오는 26일 개봉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보다 빠르게 그외 지역에서 개봉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인셉션'과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다크 나이트' 시리즈 등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에 줄곧 뜨거운 호응을 보내왔던 한국 관객들은 예상치 않았던 소식에 들떴다.

테넷은 개봉 전 프리미어 시사로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사진은 테넷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테넷'은 개봉 전 프리미어 시사로 한 차례 논란을 빚었다. 사진은 '테넷'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던 '테넷'이지만 한 차례 구설도 있었다. 지난 22·23일 주말 이틀간 '프리미어 상영'을 개최했기 때문이다.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사실상 대규모 유료 시사다. 다른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릴 기회를 뺏는 일었지만 '테넷'은 이를 감행했다. 그리고 이틀간 2465회나 상영됐다.

하지만 결국 영화를 선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다. '테넷'은 지난 24일 기준 예매율 80%를 넘어섰다. 잡음이 들려올지언정 이렇다 할 신작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뜸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귀환은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했다. 유료 시사회에 쓴소리를 뱉었던 영화계도 '테넷'이 불러올 긍정적인 영향을 짚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테넷'의 변칙 개봉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현재는 이 영화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다시 국내작들이 개봉을 미루고 있다. '테넷'마저 없다면 올해 2월과 같은 신작 가뭄이 다시 찾아와 관객들 발길이 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공백이 생긴 신작 라인업을 '테넷'으로 메울 수 있다는 의미다.

영화계는 코로나19 이후 꾸준히 정상화에 힘써왔다. 올해 4월은 지난해 대비 92.7%에 해당하는 97만 관객만이 극장을 찾았으나 5월 152만, 6월 386만, 7월 561만 등 꾸준히 관객 상승세를 이었다. '침입자' '결백'과 같은 작은 영화를 시작으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등 여름 '빅3' 대작을 연달아 선보이며 이룬 성과였다.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연달아 개봉하며 관객 동원에 힘을 보탰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반도'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연달아 개봉하며 관객 동원에 힘을 보탰다. /NEW, 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테넷'에 이어 '뮬란'이 개봉하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맞대결까지 성사될 전망이다. 이 영화 역시 '테넷'처럼 수 차례 개봉 확정과 연기를 반복했다. 제작사 월트디즈니는 결국 개봉을 포기하고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디즈니 플러스가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서유럽 등에서 한정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한국에서는 극장 개봉한다.

하지만 8월 말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며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8월 둘째 주 주말 동안(14~16일) 167만 4664명이었던 총 관객은 지난 주말(21~23일) 71.6%포인트 하락해 47만 6055명을 기록했다. 곽도원 김대명 주연의 '국제수사'는 개봉을 미뤘으며 예정됐던 행사들도 연달아 취소 소식이 들려온다. 신작 가뭄이 다시 시작될 위기에 '테넷'이 개봉해 관객 유지라는 숙제를 풀게 된 셈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여름 '빅3'로 관객 추이가 회복세를 탔다. '국제수사'를 비롯한 여러 작품이 후속으로 받쳐줄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워졌다. 다른 작품들도 개봉 연기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끌어올린 관객을 '테넷'에 이어 '뮬란'이 붙잡아줘야 한다. 그 흐름을 '승리호'를 비롯한 추석 시즌 작품들이 이어받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제수사는 개봉 연기 이유를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쇼박스 제공
'국제수사'는 개봉 연기 이유를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쇼박스 제공

굵직한 외화 두 작품이 연달아 스크린에 걸리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그만큼이나 감염 우려도 커진다. '국제수사' 측은 개봉 연기 이유를 "정부의 방역 노력을 무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작품들이 개봉을 미루는 이유는 관객 동원이 어렵기 때문만은 아닐 터다. 만약 개봉을 감행해 영화관에서 n차 감염이 발생한다면 비난의 화살은 영화계로 향할 수 있다.

방역 당국은 지난 23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멀티플렉스는 이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는 모두 좌석 가용률을 50%로 축소했다. '테넷'과 '뮬란'의 연이은 개봉은 영화관의 촘촘한 방역, 안전 수칙을 지키는 관람 문화와 함께해야 의미를 잃지 않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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