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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발 집단감염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특정 시간대의 사용자 위치 정보를 파악해 보건당국에 1만 개 이상의 명단을 제출했다. /이동률 기자 |
이태원 인근 수십개 기지국서 사용자 위치 정보 수집…통화 이력 없어도 데이터 신호만으로 확인 가능
[더팩트│최수진 기자] 이태원 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을 무력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허위 정보 기재로 클럽 방문자의 신원 파악까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정부의 요청을 받은 이동통신 3사가 이태원 일대의 방문자 위치 정보를 파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12일)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5개 클럽(킹클럽, 트렁크, 퀸, 소호, HIM) 일대의 통신 정보를 서울시 질병관리과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했다. 제출한 자료에는 1만905명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이 담겨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이태원 클럽에서 입장 시 방문객 정보를 받았지만 대다수가 허위 정보를 적은 탓에 실제 방문자를 찾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보건당국은 방역체계가 무너져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통신 3사에 협조를 요청했다.
통신 3사는 이태원 클럽 인근 방문자 휴대전화의 무선 기지국 접속 이력을 분석했고, 지난 12일 보건당국에서 요청한 기준에 부합하는 정보를 넘겼다. 단순 이동 등의 방문자는 제외하기 위해 자정부터 새벽 5시 사이에 이태원에서 30분 이상 체류한 통신 고객들이 그 대상이다.
위치 정보를 파악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지국에 들어오는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국민 다수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고, 이들이 서비스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통신사 기지국과 연결돼야 한다.
통신사의 기지국은 통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한 거리 단위로 설치돼 있는데, 업계에 따르면 이태원에는 50~100m 간격으로 3사의 기지국이 있으며, 그 수는 수십 개에 달한다. 쉽게 말해 약 30~50걸음마다 위치가 잡히는 셈이다.
통화 이력이 없어도 기지국으로 정보가 들어온다. 기지국은 휴대전화의 사소한 업데이트, 카카오톡 등 SNS 사용, 알람, 문자 송수신 등을 통해서도 사용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이 대다수가 데이터 통신을 하는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고객 정보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수집되는 기지국 정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일정 기간 보관된다. 고객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고 개인정보의 안전한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통신사는 특정 시간대의 무선 기지국과 방문자 휴대전화의 접속 이력을 분석해 이태원 커버리지 내의 가입자 정보를 파악하게 된다. 국내에 거주하면서 통신 서비스도 이용한다면 클럽 입장 시 허위 정보를 기재해도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통사 관계자는 "아무것도 안 해도 흔적이 남는다"며 "고객이 접속했다는 정보나 그런 것들을 신호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 통화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이 켜져 있다면 통신 기록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