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심 "부인이 '파리크라상' 실질 창시자"…원심 집유형 파기[더팩트ㅣ송주원 기자] 제과제빵업체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부인에게 넘겨 사용료를 지급해 회사에 2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허영인(71) SPC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9부(한규현 부장판사)는 9일 오후 2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허 회장 부인 이 씨가 실질적으로 파리크라상을 창시해, 회사 임직원들도 이 씨에게 상표권이 귀속돼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상표권을 넘기고 돈을 지불한 것에 위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허 회장은 지난 2012년 파리크라상 상표권을 부인 이 모 씨에게 넘겨 2015년까지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213억원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보면서도 "상표권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사용료까지 포함해 상표 사용료 계약을 체결한 건 업무상 배임 행위"라며 허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다.
허 회장과 검찰 양측의 불복으로 진행된 항소심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2심 결심 공판에서 허 회장은 "이 사건 상표권과 관련해 개인적 욕심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다"면서도 "회사 모든 직원과 가맹점주에 대단히 송구하다" 고 말했다.
ilrao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