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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 분사로 '만성적자' 벗어날까
입력: 2019.09.10 06:00 / 수정: 2019.09.10 06:00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일 전자공시를 통해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6일 전자공시를 통해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누적 손실만 4000억 원…실적 개선 위한 LTSA 재계약 성사 관건

[더팩트|이진하 기자]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료전지 전문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누적 손실만 4000억 원이 넘는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17년부터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나 이번에 분사를 통해 오랜 적자를 개선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6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연료전지사업부문 분할을 통한 신설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법인설립은 회사 내 연료전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해 연료전지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을 신설하고 포스코에너지가 지분 100%를 갖는 형태로 이뤄진다. 신설법인 설립은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반응을 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미래 동력원이다. 연료전지는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에너지 손실이 적고 무공해·저소음으로 친환경적인 장점도 있다. 또 공간 효율성이 좋고, 안정적 발전이 가능해 발전 효율이 좋다. 단, 수소를 추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원료 원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07년 연료전지 사업에 진출했다. 포스코로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양수받은 포스코에너지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연구개발과 함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왔다. 12년 동안 투자 금액만 모두 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포스코에너지는 미국 퓨어셀에너지(FCE)로부터 연료전지 원천기술(MCFC, 용융탄산염형)의 아시아지역 독점 공급권을 확보하고 기술을 이전받아 단계적으로 국산화를 시작했다.

가장 먼저 자체 개발에 성공한 것은 주변보조기기(BOP)다. BOP는 펌프·이젝터·수소저장부·개질기 등으로 구성된 부품이다. 포스코에너지는 2008년 BOP 제조공장을 준공했다. 이후 2011년에는 연료전지 몸체에 해당하는 스택(Stack) 생산공장을 만들었고, 2015년 셀 제조공장을 차례로 준공했다. 단일 사업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인 50㎿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췄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말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전지의 핵심설비인 스택의 결함이 발견돼 발목을 잡았다. 포스코에너지가 개발한 국산 연료전지가 품질 보증기간 5년을 버티지 못하고 2년도 되지 않아 스택 운전이 중단됐다. 스택이 멈추자 이를 교체하기 위한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고, 실적은 악화됐다.

연료전지발전1기의 가격이 약 130억 원에서 150억 원 정도이며, 스택 운전이 중단되면 교체 및 보수 등에 3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기 때문에 실적은 자연스럽게 악화된다. 지난 2017년에는 645억 원의 영업손실로 이어지며 연료전지 사업 부분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포스코에너지는 6년 동안 이어온 손실의 원인으로 스택부분의 결함과 초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저가로 체결한 LTSA(장기적인 유지· 보수 사업) 계약을 꼽았다. 그러나 최근 반년이 넘는 갈등 끝에 재계약에 성사한 경기그린에너지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와 재계약을 통해 실적 개선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더팩트 DB
포스코에너지는 6년 동안 이어온 손실의 원인으로 스택부분의 결함과 초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저가로 체결한 LTSA(장기적인 유지· 보수 사업) 계약을 꼽았다. 그러나 최근 반년이 넘는 갈등 끝에 재계약에 성사한 경기그린에너지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와 재계약을 통해 실적 개선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 /더팩트 DB

연료전지 사업부문 적자는 2014년 510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922억 원, 92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7년에는 손실규모가 645억 원으로 집계돼 손실 폭이 다소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였지만 지난해 1062억 원으로 손실이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역시 151억 원의 영업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현재 연료전지 발전소를 제작하고 납품하는 것 외에 장기적인 유지· 보수 사업인 LTSA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연료전지 발전소를 납품한 고객사 모두와 LTSA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계약 기간 규모는 업체마다 모두 상이하다. 포스코에너지의 오랜 적자를 낸 원인은 사업 초기 시장 확장을 위해 낮은 가격으로 체결한 LTSA 계약을 꼽는다.

전국 20여 개소에서 166.7㎿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스코에너지는 수도권에 가장 많은 수의 발전소가 있다.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 고르게 퍼져있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경기그린에너지는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발전소 중 가장 큰 규모의 발전소로 58.8㎿ 이다. 전체 용량의 3분의 1 수준에 달한다. 이밖에 서울 상암의 노을그린에너지 20㎿, SK E&S가 운영하는 서울 고덕 발전소가 19.6㎿ 등이 있다.

최근 포스코에너지는 경기그린에너지와 반년 넘게 진통을 이어온 끝에 재계약을 성사시켰다. 포스코에너지와 경기그린에너지는 발전소 1기당 1년에 15억5000만 원 계약을 새로 맺었다. 경기그린에너지는 총 21개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보증기간이 5년이다. 전체 계약금액은 1627억5000만 원 수준으로 기존 계약금보다 두 배 수준의 갱신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포스코에너지 측은 수렁에 빠졌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노을그린에너지는 최근 2년 동안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운영되고 있다"며 "이처럼 제품 결함을 최근 모두 해결했고, 성능도 개선됐기 때문에 사업 정상화를 위해 기존보다 높은 수준으로 LTSA 계약을 갱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사업부분의 별도 법인 분사를 비롯한 품질개선 프로젝트 등 다각적인 자구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으나 향후 전망이 밝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그린에너지와 최근 재계약을 성공시켰으나, 반년이 넘는 진통 속에서 이뤄진 만큼 다른 계약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 외주 업체도 스택 결함으로 인해 손해를 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초기 계약 보다 두 배 높은 금액으로 재계약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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