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이선화 기자 |
증권사, 11월 코스피 하단 1900까지 예상
[더팩트ㅣ서민지 기자] 갑작스레 찾아온 추위와 함께 증시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코스피가 2000선을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가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도 낙관론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10포인트(1.53%) 내린 1996.05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하락장을 이어가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2000선마저 무너진 것이다. 코스피가 2000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16년 12월 7일(종가 1991.89) 이후 처음이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코스피 '3000시대'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3000시대'에 대한 기대가 무색해진 지 오래됐다.
코스피는 지난 1월 29일 장중 2607.10(종가 2598.19)까지 치솟으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다 5월까지 2400선 내외를 움직이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6월부터 서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후 7월 곧바로 2200선까지 떨어졌고, 이달 들어 급격하게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시작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증시에 타격을 줬다. 현재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어 관망심리가 더욱 짙어진 모습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장을 펼쳤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자 글로벌 증시도 함께 흔들렸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중 무역 전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정책 기조, 금리 인상, 브렉시트 협상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국 중간선거와 중간선거 이후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도 중요한 변수다.
![]() |
|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당분간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팩트 DB |
금융투자업계서도 낙관론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며, 11월 29일 미중 정상회담까지 잡음이 지속될 수 있다"며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하기 때문에 바닥을 확인하더라도 얼마만큼 반등이 나올지는 의문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재개된 점, 정부의 증시 안정화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국내 증시가 점차 바닥에 근접해가고 있는 신호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미국 기업실적 둔화를 가져온 이슈들 중 일부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가 주가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높아진 것은 분명하나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격 논리로 단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대부분 증권사들이 11월 코스피 밴드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11월 코스피 예상밴드를 1900~2150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1950~2150, 삼성증권은 1950~2120, 교보증권은 2000~2200으로 제시했다.
내년에도 크게 회복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내년도 코스피 예상밴드를 1900~2400으로 전망했다.
이진우·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전제하에 가장 보수적인 지표를 적용해 하단을 예측했고, 지수 상단은 실적 전망의 가시성 약화 국면인 점을 감안해 전망했다"며 "2019년 2분기 전후가 시장의 유의미한 변곡점을 형성할 수 있는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나친 비관론은 적절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약세장의 가능성은 커졌지만, 경제가 무너져 내리는 무기력한 하락장 진입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며 "한국은 10년간 믿을 수 없는 변화를 겪었고, 대외 충격에 대한 강력한 위기관리 능력을 보인 만큼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