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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의 '클리오'와 한국지엠의 '이쿼녹스'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내수시장에서 각각 549대, 385대씩 판매됐다. /각 사 제공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신차는 잘 팔린다' '친환경차는 판매량 상위에 오를 수 없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오랜 시간 불문율로 여겨져 왔던 공식이 깨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생활방식과 구매 패턴이 변하면서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최근 내놓은 지난달 판매실적에서도 변화 기조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첫 번째 변화는 '희미해진' 신차효과다. 새 모델 출시는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물론 판매 실적과도 직결되는 만큼 완성차 업체마다 홍보와 마케팅에 매진한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신차는 지난달 첫발을 내디딘 한국지엠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와 5월에 출시된 르노삼성자동차의 해치백 모델 '클리오'다.
그러나 두 신차의 지난달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출시 초반 각 업체에서 보여준 마케팅 열기가 무색할 정도로 초라하다. 이쿼녹스의 경우 지난 6월 한 달 동안 385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고, '클리오'는 549대가 판매되며 전월(756대) 대비 27.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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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쌍용자동차 SUV 부문에서 '티볼리'와 'G4 렉스턴'을 제치고 4008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랐다. /쌍용자동차 제공 |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진입 장벽이 예전과 비교해 많이 낮아지고, 국내 완성차 업계들도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신차를 개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과거 '신차는 중간은 간다'는 말이 나올 만큼 새 모델은 출시 한 두달은 어느 정도의 판매실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비교 대상이 늘면서 신차라 해도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각 업체별 '다크호스'의 등장도 눈에 띄는 변화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국내 유일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의 상승세가 무섭다. 쌍용차에 따르면 렉스턴 스포츠는 지난달 SUV 부문에서 '티볼리'(3695대)와 'G4 렉스턴'(1464대)을 제치고 4008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에서도 1만9165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친환경차의 성장세도 눈여겨 볼만하다. 현대자동차의 대표 베스트셀링 모델 가운데 하나인 준대형 세단 '그랜저'의 경우 지난달 모두 8945대가 판매됐다. 특히,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체의 25%에 달하는 2271대가 판매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5월에도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전체(1만436대)의 4분의 1에 달하는 2521대가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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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트 EV'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모두 1621대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05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지엠 제공 |
한국지엠에서는 전기차 '볼트 EV'가 연일 새 기록을 쓰고 있다. '볼트 EV'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모두 1621대가 판매되며 전월(1014대) 대비 60%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년 동기(39대)와 비교하면 무려 4056%가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1~6월) 판매량 역시 3122대로 전년 같은 기간(280대) 대비 1015%의 증가율 보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연일 상승세를 보이는 기름값에 대한 부담과 미세먼지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 모델에 비해 차량 가격이 높게 책정돼 있지만, 정부 보조금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더하면 그 간극이 줄어들고 무엇보다 연료효율성이 높다는 장점이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